[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류현진보다 더 탄탄해질 한화를 경계해야 한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한화)이 돌아왔다. 예전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2009 월드베이스볼클랙식(WBC) 등 세계대회도 함께 뛰었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올시즌 LG, KT와 함께 ‘3강’으로 손꼽히는 KIA 이범호(43) 감독은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24일 일본 오키나와 KIA 2차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범호 감독은 “류현진이 경계되는 것보다 한화를 경계해야 한다. (류)현진이가 오면서 더 탄탄해질 것”이라며 “특정 선수를 놓고 고민하는 것보다 그 선수가 오면서 얼마나 더 강해질 것인지 봐야 한다”고 경계심을 보였다.

이 감독과 류현진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2009년 WBC 준우승을 함께 일궈낸 주역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한화 시절 류현진이 선발 등판했을 때 타선 해결사 역할도 톡톡히 했다. 세월의 무게 만큼 깊은 우정을 자랑한다.

그리고 입장도 바뀌었다. 얼마 전까지 ‘형, 동생’이었지만 이젠 경쟁팀 감독과 선수가 됐다. KIA 수장이 된 만큼 류현진이 바꿀 한화가 경계될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류현진이 오면서 한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전보다 한화가 큰 팀이 될 것”이라며 “개인적인 친분보다 감독으로서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고민만 있을 뿐이다. 난 선수가 아니다. 선발 로테이션이 우리에게 안 걸리고 피해갔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특정 선수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그러나 그 선수가 팀에 있으면서 바꿔갈 분위기,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사실 이 감독이 무서워하는 부분이 바로 한화 분위기다.

이 감독은 “한 명의 선수로 팀이 바뀌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며 “대신 선수가 갖고 있는 방향성이 있다. 다른 선수들이 따라가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바로 시너지다. 류현진이라는 좋은 선수가 와서 한화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도 양현종, 최형후, 나성범이 있다. 젊은 선수들이 이들을 보면서 성장할 수 있다. 그게 가장 두렵고 무서운 부분”이라며 “한 선수가 와서 잘하는 것보다, 팀 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크다. 그게 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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