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가오슝=황혜정 기자] “뉴진스, 고척돔 방문해주세요~!”

키움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29)은 ‘복덩이’로 불린다. 애디슨 러셀을 대신해 시즌 후반기 대체 외국인으로 키움에 합류한 그는 57경기 출장해 타율 0.336(229타수 77안타) 3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52를 기록하며 연봉 대비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이 덕분에 도슨은 연봉 약 7배가 상승한 총액 60만달러(약 8억원)에 키움과 재계약을 하게 됐다. 3월1일 현재 대만 가오슝 2차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는 분위기 메이커로 매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도슨은 “시즌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스스로에게 부담이나 압박을 주지 않으려 한다. 매일매일에 충실할 뿐”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도슨에게 영어로 말을 걸었을 때, 그는 “한국어 공부 중이에요. 한국어로 질문해주세요”라고 했다. 도슨은 “낱말 공부 어플리케이션인 ‘케O크’ 앱을 통해 매일 1시간 정도씩 공부하고 있다. 그 업체에서 내게 할인 쿠폰이라도 줬으며 좋겠다”며 농담을 한 뒤 “숙소 벽에 한국 낱말을 적어 붙여서 암기하고 있다. 한국어를 정말 잘하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그가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동료들과 격없이 소통하기 위해서. 도슨은 “당연히 나는 한국에서 뛰는 선수고, 그러기 위해 문화를 잘 이해해야 한다. 한국어를 배워 팀에 더 잘 융화되고 싶다”고 했다. 그가 배운 단어는 “괜찮아?”, “잘했어!”다. 이제 키움 선수단은 자상한 말을 남발하는 도슨을 만나게 될 예정이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키움 홍원기 감독은 “하라는 운동은 안 하고”라며 농담을 했지만 도슨이 기특한 듯 환하게 웃었다.

현재 타격감은 “정말 좋다”고 한다. 그는 “솔직히 ‘정말 좋다’”라며 엄지를 치켜 세운 뒤 “지난 시즌 종료 뒤 내 은사님이 계신 학교에서 몸을 만들었다. 몸을 착실히 잘 만들었기 때문에 현재 내 상태에 대한 걱정은 단 하나도 없다. 새 시즌이 몹시 기대된다”며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도슨은 대만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2번타자 테이블세터로 출격하고 있다. ‘중심타순’에 대한 욕심은 없냐고 물었더니 그는 “감독님이 결정하실 문제다. 그렇지만 나는 지난 내 경력에서 어느 타순이든 다 서봤기 때문에 어디든 문제 없다. 타순 욕심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KBO리그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는다. 나름의 계획도 세웠을 터. 도슨은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계획을 다 세워놓고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웃은 뒤 “나만의 루틴을 착실히 세우고 지켜나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를 믿는 것’이다. 준비과정을 믿고, 내가 새 시즌을 정말 잘 치를 수 있다고 나부터가 믿어야 한다”며 사뭇 진지해졌다.

키움과 재계약을 한 것도 키움 선수단, 코칭스태프, 팬들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키움의 모든 사람들을 너무 사랑한다. 내가 다시 한국으로 와 계약서에 사인을 한 것은 모두 이들 덕분”이라며 미소 지었다.

한국 문화에 푹 빠진 도슨은 K팝 그룹 ‘뉴진스’의 열성팬이기도 하다. 그에게 시즌 목표를 물었더니, 단번에 “키움이 잘해서 뉴진스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하게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또한 농담. 도슨은 이내 “당연히 팀이 더 많은 경기에서 승리하고,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하는 것이다. 매일 매일 열심히 준비하다 보면, 그리고 매 경기가 개막전이라는 생각으로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며 웃었다.

보기엔 장난꾸러기지만, 매일 새벽 6시마다 헬스장을 찾아 운동을 하는 성실함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고척돔에서든 대만 숙소에서든 새벽 6시에 헬스장을 가면 뻘뻘 땀 흘리고 있는 도슨을 만날 수 있다는 후문이다. 분위기 메이커이자 팀 타선에도 활력을 가져다주는 도슨의 KBO리그 본격 사냥은 이제 시작이다. et1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