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임시 감독이 감당하기엔 부담스러운 과제다.

올림픽축구대표팀 황선홍 감독은 3월 A매치 2연전에 A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A대표팀은 21일 서울(홈), 26일 방콕(원정)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치른다.

단순한 2연전이 아니다. 한국 축구는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실패를 겪으며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결별했다. 단순히 성적 부진 때문에 헤어진 게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무색무취’ 무능한 전술 운용과 선수단 불화, 갈등을 방관하는 무책임한 태도 끝에 경질됐다. 결국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이 충돌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이강인의 런던 방문과 손흥민의 용서로 일단락했지만, 향후 대표팀 공기는 어색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흐름을 정리하고 수습해야 할 사람이 황 감독이다. 그는 정식 사령탑도 아니고 A대표팀을 이끈 경험도 없다. 당장 4월 올림픽 예선을 치러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우선 대표팀을 향한 여론이 부정적이다. 특히 이강인 선발에 관한 의견이 엇갈린다. “이번엔 쉬어 가야 한다”, “어차피 들어와야 할 선수라면 당장 털고 가야 한다”는 등 견해가 맞서고 있다. 황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해도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황 감독이 정식 사령탑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강인 논란’은 3월에만 팀을 이끄는 감독이 수습하기엔 너무나 큰 짐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이강인과 함께한 경험이 있는 만큼 황 감독의 선택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이해하는 여론이 형성되지 않으면, 황 감독의 리더십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같은 맥락에서 뉴페이스 발탁 여부도 관심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에 체류하지 않았다. K리그도 거의 보지 않았다. 리그에서 좋은 경기력과 컨디션을 지닌 선수를 고려하지 않고 거의 고정한 라인업을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교체 카드 부족 현상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황 감독이 전임 사령탑으로부터 외면받은 K리거를 선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황 감독의 신분이 ‘임시 사령탑’인 것을 고려하면 과감하게 뉴페이스를 뽑는 것도 어딘가 어색해 보인다. 당장 6월 새 사령탑이 오면 원점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황 감독으로서는 당장 대표팀에 큰 변화를 주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렇다고 클린스만 감독이 분별력 없이 선발한 라인업을 3월에도 두는 건 적절하지는 않다. 태국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한국은 이미 초호화 멤버를 구성하고도 아시안컵에서 말레이시아와 무승부를 거둔 경험이 있다. 태국은 말레이시아보다 한 수 위 팀이다. 강력한 전력을 구축하지 않으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황 감독 입장에서는 모든 선택 과정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그리고 미뤄진 새 감독 선임 작업 등 후폭풍이 고스란히 그에게 향하고 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