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 기자] 지난달 아시안컵 당시 손흥민 선수가 손가락 부상을 당해 온 국민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 선수 간의 내부 갈등이 원인으로 여러 선수가 뒤엉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가락 탈구’다.
손가락 탈구는 손가락 마디에서 뼈가 빠져나가는 상태로, 충격이 크게 작용할 때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활동 중 손가락에 강한 충격을 받을 때 흔하게 나타나지만, 일상생활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한다.
넘어지면서 무의식적으로 땅을 손으로 짚거나 문을 여닫을 때 손가락이 끼이면서 발생할 수 있다. 또 드물지만 선천적으로 관절이 불안정해 습관적 탈구가 나타날 수 있다. 손가락 탈구는 주로 손가락 끝마디인 원위지관절과 중간마디인 중위지관절에서 발생한다.
손가락이 탈구됐다면 충격으로 손가락이 구부러져 모양이 비틀리고, 관절 주위에 부기와 멍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감각이 무뎌지고 색깔이 변할 수 있다. 손가락 관절에는 힘줄과 인대, 혈관, 신경 등이 좁은 공간에 모여 있기 때문에 손가락 탈구가 발생하면 주위 조직의 손상이 동반되기 쉽다.
강남나누리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부원장은 “스스로 어긋난 뼈를 맞추겠다고 손가락을 교정하는 과정에서 연골이나 혈관 등 조직이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며 “조직 손상이 발생하면 장기적으로 운동 기능이 상실되고 관절이 경직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 빠르게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단은 주로 엑스레이를 통해 이뤄지며, 치료는 탈구의 심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경미한 경우에는 냉찜기를 이용해 붓기를 감소시키고 염증을 완화해 손가락을 휴식시키고 압박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대부분 손가락뼈를 제자리에 넣어주는 도수정복술로 이루어지고 깁스로 고정하는데, 주변의 정상 손가락에 테이핑을 해 고정하는 버디 테이핑(Buddy taping)도 좋은 고정 방법이다. 바로 손흥민 선수가 손가락을 고정한 치료 방법이다. 이렇게 버디테이핑으로 고정한 손가락은 어느 정도 관절의 굴곡과 신전 운동을 해도 무방하다.
탈구가 심각한 경우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손가락 관절을 아래에서 받치고 있는 안정화 구조물인 수장판이 탈구된 관절 내에 끼어들어 가 관절이 원위치로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는 경우다. 또한 탈구와 함께 골절이 동반된 경우 전위가 심하거나 관절의 불안정성을 유발하는 경우도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박태훈 부원장은 “손가락 탈구의 치료법과 치료 기간은 손가락의 상태와 탈구의 심각성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보통 손가락의 기능이 완벽하게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는 데 6개월까지 소요될 수 있고, 불편함은 12개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가락 탈구 치료 후에도 꾸준한 보호 관리가 필수다. 병원 치료 이후 3일 정도는 수시로 얼음찜질을 통해 부기와 통증이 가라앉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손가락 탈구를 예방하기 위해선 스포츠 활동 시 손가락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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