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윤세호 기자] 잘하든 못하든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빅리그에서 단 한 번도 공을 던진 적이 없음에도 3억25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맺은 투수의 데뷔전이기 때문이다. 역대 투수 최고 계약을 맺은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악몽 같은 빅리그 첫 경기 첫 이닝을 보냈다.

야마모토는 21일 고척돔에서 열린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에만 5점을 내줬다. 김하성을 포함해 샌디에이고 타자들에게 큰 타구를 허용하며 메이저리그(ML) 무대가 절대 쉽지 않음을 느낀 야마모토다.

시작부터 벼락을 맞는 것 같았다. 1번 타자 젠더 보가츠는 야마모토의 초구 96.6마일 포심에 좌전 안타를 날렸다. 초구부터 강한 타구를 허용한 야마모토는 당황한 듯 밸런스가 흔들렸다. 다음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몸에 맞는 볼을 범해 무사 1, 2루가 됐다.

위기에서 반전은 없었다. 야마모토는 크로넨워스에게 2타점 3루타를 맞았다. 마차도에게 볼넷, 계속된 무사 1, 3루에서 김하성에게도 애를 먹었다. 낮은 포심을 김하성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연결했다.

3-0으로 샌디에이고가 리드폭을 넓혔는데 샌디에이고는 멈추지 않았다. 2사후 루이스 캄푸사노가 적시 2루타, 그리고 타일러 웨이드가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계약 당시 절대 생각할 수 없었던 결과를 낸 야마모토는 9번 타자 잭슨 메릴을 삼진으로 잡으며 길었던 1회초를 끝냈다. 투구수 43개. 1회초 시간만 20분이 넘었다. 일본 최고 선발 투수의 악몽 같은 빅리그 첫 이닝이 됐다.

야마모토는 지난 두 번의 애리조나 시범경기에서도 부진했다.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3이닝 6실점(5자책), 14일 시애틀전에서 4.2이닝 4실점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했어도 진짜 무대에서는 다른 모습일 것으로 기대했는데 기대한 모습은 없었다.

다저스는 1회말 1점을 올리며 반격했다. 그리고 2회초 마이클 그로브를 마운드에 올리며 야마모토를 교체했다. 전날 경기 후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 잇페이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 사건에 연루된 게 밝혀졌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돈을 훔쳐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다. 다저스는 곧바로 미즈하라를 해고했다. 개막전 승리의 기쁨에 찬물이 끼얹는 사건이었다.

야마모토의 통역을 담당하는 이가 오타니까지 맡아 1인 2역을 하게 됐는데 이날 야마모토는 최악의 ML 데뷔전을 치렀다. 야마모토의 평균자책점은 45.00이 됐다.

한편 야마모토의 1이닝 5실점은 약 6년 만이다.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소속이었던 2018년 9월 19일 라쿠텐과 홈경기(교세라돔 오사카)에서 0.1이닝 5실점 이후 프로에서 처음 1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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