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안산=강예진 기자] “처음 있는 일, 선수들이 생각하는 배구를 했다.”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이끄는 OK금융그룹은 2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13 25-15 25-19) 완승을 거두면서 시리즈 전적 2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남자부에서 정규리그 3위 팀이 ‘업셋’으로 챔프전에 오른 건 이번이 역대 4번째(2007~2008, 2010~2011, 2012~2013, 2017~2018)다. 여자부(6번)를 통틀어서는 11번째다.

OK금융그룹이 챔프전에 오른 건 2015~2016시즌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OK저축은행은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삼성화재를 제친 후 오른 챔프전에서 현대캐피탈까지 꺾고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경기 후 오기노 감독은 “목표는 플레이오프였다. 그보다 더 높게 올라가 개인적인 목표는 달성했다. 지난시즌 OK금융그룹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서 선수들이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는 걸 알고 있었다. 한 계단 올려주고픈 마음이 있었다. 챔프전이 남았지만, 여기에 오를 수 있던 건 선수들의 노력이 작용했다. 팀에 합류해 일본 배구를 접목하는 데 잘 받아준 선수들,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오기노 감독은 매번 ‘범실 없는 서브’를 강조했다. 서브의 강도가 어떻든 ‘범실’을 줄이는 것에 집중해왔는데, 결실을 맺었다. 이날 OK금융그룹은 6개의 범실만 했다. 우리카드(20개)와 확연한 차이다. 특히 바야르사이한은 1세트 10연속 서브로 우리카드의 리시브 라인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오기노 감독은 “전날 훈련은 힘들었겠지만, 서브 토스 타이밍 등을 잘 훈련했다. 훈련의 결과다”라고 웃으며 “범실은 스스로 점수를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볼을 코트 안에 올려 놓고 연결 한 후 공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공격 범실을 했을 때 리시브를 받거나, 디그를 한 사람, 토스한 사람에게 공격수는 미안해 해야 한다. 오늘 범실은 6개뿐이었다. 시즌 처음 있는 일이다. 선수들이 생각하는 배구를 했다고 본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바야르사이한이 팀 내 최다 13점을 올렸다. 레오가 12점으로 뒤를 받쳤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 연결 모든 게 유기적으로 돌아갔다. 오기노 감독은 “(선수들에게) 가능한 화를 내지 않으려 한다. 경기 때는 그렇다. 훈련할 때는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화를 내지만 적다. 외인이라도 우리는 원팀이라는 걸 항상 전달한다. 그걸 증명해낸 경기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는 29일 대한항공과 챔프 1차전에서 격돌한다. 오기노 감독은 “대한항공은 3연패를 한 팀이다. 기술적으로는 비슷한 패턴을 갖고 있지만, 개인 능력을 봤을 땐 굉장히 훌륭한 팀이다. 개인보다 팀으로 어떻게 이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선수들에게는 챔프전이라고 딱딱하게 말하지 않고, 우리가 여기서 경기할 수 있다는 감사한 마음을 갖고 1년간 해온 우리의 배구를 하면 된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따라온다. 그런 결과를 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즐기고 싶다. 선수들을 믿고 OK금융그룹 배구를 나오게 하면 좋을 듯하다. 챔프전은 최대 5경기가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준비 잘 하겠다”고 덧붙였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