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원성윤 기자] “김재환이 좋은 모습을 보여야한다. 그래야 두산 순위가 올라간다.”

김재환(36)이 살아나고 있다. 거포 본능이 꿈틀대고 있다. 8경기 출장해 30타수 11안타(1홈런)로 타율 0.367을 기록했다. 44홈런(2018시즌)을 치며 KBO를 대표하는 거포, 그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

부활의 날개짓이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KT와 경기에서 9회초 솔로홈런을 만들었다. KT 박정수가 던진 140㎞ 속구를 당겨쳤다.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우측담장을 넘기는 125m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 감독은 지난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을 만나 “(김재환이) 좌우를 다 보내는 타구가 만들어내고 있다”며 “KT전에서 펜스를 맞추는 타구도 밀어서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보지 못한 타구”라고 평가했다.

5회초 투수 이선우가 던진 142㎞ 속구를 그대로 밀어쳐 좌측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거포본능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큰 타구를 만들어내는 게 심상찮은 것.

그러면서 “그런 타구가 자꾸 나와야 한다. 배가 살살 아파야 화장실을 가고 그런다”며 농담섞인 비유도 들었다. 그만큼 타구질이 좋다는 뜻이다. 이런 기대감은 겨우내 함께 흘린 땀 덕분이다.

KBO 통산 1위 홈런왕인 이 감독은 김재환에게 하루 공 600개 이상을 치게 했다. 혹독한 훈련을 묵묵히 수행했다. 자신을 버리고, 낮은 자세로 임했다.

과거 김재환은 화려했다. 2018시즌 44개 홈런을 기록할 때가 절정이었다. 176안타 133타점 104득점타율 0.334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정규리그 MVP에도 올랐다.

화려했던 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내리막이 시작됐다. 2019시즌부터 타율이 2할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홈런도 15개(2019시즌)로 뚝 떨어졌다. 30개(2020시즌)로 반등하는듯 했으나, 27개(2021시즌)로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했다.

두산은 김재환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2021시즌이 끝나고 FA(프리에이전트) 4년 115억원으로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22시즌 타율 0.248 23홈런, 2023시즌 타율 0.220 10홈런에 그쳤다.

4번타자로서 존재를 증명할 시간은 내년까지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이 감독은 “앞으로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아직 정상궤도는 아니다. 정상궤도로 가고 있는 시점이다. 김재환이 지금처럼 타격을 한다면 5~8월은 더 무서운 타자가 되지 않을까. 예전에 좋았던 김재환 모습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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