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원성윤 기자] SSG는 지난 2일 경기 초반, 두산에 끌려갔다.
3회초, 2사에서 두산 양석환 좌전안타 강승호 3루타가 터지며 1-2가 됐을 때 위기였다. 2점 주자가 나간 순간 박준영이 친 공이 내야에 떴다. 2루수 안상현이 글러브를 갖다댔다. 잡겠거니 모두가 마음을 놓고 보고 있던 순간, 글러브에 들어갔던 공이 밖으로 도망쳤다. 2,3루에 있던 주자가 얼떨결에 다 들어와 1-4가 됐다.
안상현은 민망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결정적인 에러로 더그아웃이 얼어 붙었다. 시리즈 첫 경기를 자신이 망칠 수도 있단 생각에서 입술을 깨물었다. 교체가 예상됐으나 다음 이닝에 그대로 나왔다.
이윽고 타선이 터졌다. SSG는 무려 5개 홈런을 쏘아올렸다. 최정 박성한 한유섬(2개) 하재훈 홈런에 힘입어 13-6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한유섬은 그랜드슬램, 3점 홈런으로 개인통산 최다 타점(7타점) 타이 기록을 올렸다.
안상현은 한유섬에게 다가가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한유섬은 “평소에 근처도 안 오던 녀석이 친한 척을 했다”고 웃어보이며 “본인은 얼마나 마음이 쓰였겠나. 어떤 심정인지 안다. 그래도 그게 본인에게 경험치로 쌓였기 때문에 좋은 것”이라고 응원했다.
이숭용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안 뺄 거니까 고개 숙이지 마라고 했다”며 “어린 친구들 낼 때는 어느 정도 감안을 한다고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신예인 고명준 안상현 조병현을 믿고 기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감독은 “5월까지 5할 승률만 유지하면서 어린 친구들이 자리를 잡아주면 우리가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미스가 나도 그걸 선참이나 다른 선수들이 만회를 해주니까 거기서 또 힘이 또 붙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SSG가 하위권에 분류된 것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이 감독은 “우리를 하위권으로 봤지만 수비나 주루만 더 견고해진다면 올시즌 재미있는 게임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어린 친구들이 좀 더 힘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우리가 갖고 있는 퍼포먼스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밝혔다.
이어 그는 “나가는 투수들마다 잘해주고 있다. 자신감을 더 내도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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