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안양=정다워 기자] 중요한 시점에 K리그2에서 첫 ‘지지대 더비’가 열린다.
FC안양과 수원 삼성은 2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4 8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시즌 초반 판도를 좌우할 중요한 맞대결이다. 현재 안양은 6경기에서 5승1무로 승점 16을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수원은 2위로 7경기에서 15점을 획득해 1점 차로 안양을 추격하고 있다.
사실상 승점 6이 걸린 경기다. 안양이 이기면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4점 차로 달아나 7경기 무패 행진으로 독주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반대로 수원이 승리할 경우 18점으로 안양에 2점 앞선 1위에 오르게 된다. 이 경기의 승자가 K리그2 초반 승격 싸움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큰 경기다. 안양과 수원의 맞대결은 과거 ‘지지대 더비’라 불린 K리그 대표 라이벌전이었다. 안양LG의 연고 이전 이후 사라진 이 더비는 지난 2013년 FA(현 코리아)컵을 통해 부활했다. 지난 2022년에는 두 팀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나 승격과 잔류를 놓고 한 판 명승부를 연출했다. 지난해 수원의 강등으로 올해 지지대 더비가 K리그2에서 처음으로 성사됐다.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안양의 유병훈 감독은 “선수들도 이 경기의 의미를 잘 파악하고 있다. 정신력, 투쟁심은 준비됐다. 집중력을 강조했다. 아직 우리가 수원을 못 이겼으니 이번엔 이겨보자고 했다. 2022년 팬이 흘린 눈물도 해소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경기의 이슈는 수원 수비수 백동규다. 지난해까지 안양 선수였던 백동규는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원으로 이적했다. 안양이 제대로 보강을 준비할 수 없는 늦은 시점에 떠나 백동규는 안양 구단과 팬의 비판을 받았다.
유 감독은 “꺼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라면서 “본인이 원했지만 내가 보기엔 잘못된 판단이다. 그래도 다른 선수가 잘해주고 있다. 이제 잊고 싶다. 그 선수의 장단점을 잘 아니 그 부분을 생각하며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 감독은 “실수 싸움이 될 것 같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순간 승부가 갈린다. 1~2위의 맞대결이라 우리도 잘 준비했다.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수원의 염기훈 감독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던 라이벌전이다. 자존심이 걸린 경기라는 것을 잘 안다. 팬을 위해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인식시킬 예정”이라면서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중요하다. 감독이 된 후 그 변화를 위해 노력했다”라며 승리를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백동규에 관해 염 감독은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선수도 안양 팬의 비판은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잘 안다. 자기 역할만 잘하면 된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선수다. 중심을 잡아줄 것이다. 가능하면 골도 넣으면 좋겠다”라고 응원했다.
이날 안양종합운동장에는 많은 수원 팬이 자리했다. 2부 강등 후에도 변함없이 지지를 보내는 팬이 많다. 염 감독은 “일부 선수는 놀라는 것 같다. 2부로 떨어지면 응원을 못 받을 것이라 생각한 선수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팬의 자존심을 더 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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