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하이브의 신인 걸그룹 아일릿과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차세대를 책임질 베이비몬스터가 각각 음원과 음반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며 ‘5세대 금수저 걸그룹’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양팀은 블랙핑크로 K팝 걸그룹 최고봉에 선 YG와 뉴진스, 르세라핌 등으로 걸그룹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한 하이브의 자존심 경쟁이라는 점에서 가요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음원차트에서는 아일릿이 강세다. 지난달 25일 발매한 아일릿의 첫 앨범 ‘슈퍼 리얼 미’의 타이틀곡 ‘마그네틱’은 국내외 음원 차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인 멜론에서 공개 14일 만에 1위를 기록했고 지난 13일에는 MBC ‘쇼! 음악중심’에서 1위 트로피를 차지했다. 데뷔 19일만에 거둔 성과다.
‘마그네틱’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91위에 진입했다. 데뷔 한 달도 되지 않은 아일릿은 ‘빌보드 ‘핫100’에 가장 빨리 입성한 K팝 가수’, ‘K팝 데뷔곡 사상 처음 빌보드 ’핫100‘ 진입’ 이라는 새로운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아일릿의 인기는 듣기 편한 멜로디와 함께 발랄하고 당돌한 가사, 통통 튀는 퍼포먼스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은데서 기인했다.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숏폼 콘텐츠에 ‘마그네틱 챌린지’ 열풍을 일으키며 대중성을 잡았다는 평가다.
지난 1일 멤버 아현이 합류하며 7인조로 공식 데뷔한 베이비몬스터는 음반 판매량과 유튜브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데뷔 앨범 ‘베이비몬스터’는 초동(발매 직후 일주일간 판매량) 40만장의 판매고를 올려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판매량 1위’ 기록을 경신했다. 아일릿이 38만장의 판매고로 직전 최고 기록인 뉴진스의 31만장을 깬지 불과 1주일만이다.
미니 1집은 아이튠즈 월드와이드 앨범 차트 최상위권에 올랐다. ‘블랙핑크 동생 그룹’이라는 후광 덕에 글로벌 음반 시장의 화제성이나 스타성에선 베이비몬스터가 아일릿을 앞서는 분위기다.
YG 특유의 힙합 감성이 고스란히 담은 타이틀곡 ‘쉬시(SHEESH)’는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 차트 62위에 올랐다. 올해 K팝 걸그룹 최고 진입 기록이다.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글로벌 주간 차트 정상을 꿰찼다. ‘쉬시’ 뮤직비디오는 공개 이후 10일 만에 1억뷰 돌파에 성공했다. K팝 걸그룹 데뷔곡 중 최단 기간 1억 뷰 입성이다.
유튜브 구독자는 500만명을 넘어섰고 채널 누적 조회수는 14억건이 넘는다. 앞서 지난해 11월 공개한 프리 데뷔곡 성격의 곡 ‘배러 업’ 뮤직비디오는 발매 18일 만에 1억뷰를, 53일 만에 2억뷰를 돌파했다.
최근 K팝 스타의 라이브 실력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음악방송, 라디오 등에서 뛰어난 라이브 실력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에 힘입어 베이비몬스터는 글로벌 무대로 저변을 넓힌다. 일본 도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싱가포르·타이페이·태국 방콕 아시아 5개 지역에서 팬미팅 투어를 한다. 일본 최대 음악 페스티벌 ‘서머소닉 2024’ 무대도 선다.
두 그룹 모두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멤버를 선발해 사전에 팬덤을 형성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방시혁 의장과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 등, 회사 오너들이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하는 등 대형 기획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노하우가 바탕이 됐다.
아일릿은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JTBC ‘알유넥스트’를 통해 뽑힌 윤아, 민주, 모카, 원희, 이로하로 구성됐다. 베이비몬스터는 지난해 3월 8부작 유튜브 리얼리티 예능 ‘라스트 에볼루션’을 통해 선발됐다.
데뷔 리얼리티 과정을 공개하며 팬층을 확보하고, 르세라핌과 블랙핑크 등 소속사 선배들이 멘토로 출연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사격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다만 아일릿, 베이비몬스터가 뉴진스, 아이브, 에스파, 르세라핌으로 대표되는 4세대 걸그룹을 뛰어넘을지는 미지수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4세대 걸그룹의 특징은 이지리스닝을 기반으로 그룹마다 색채가 뚜렷하다는 것”이라며 “아일릿과 베이비몬스터는 각각 뉴진스, 블랙핑크와 유사성이 자주 언급된다. 이들의 이미지를 지우지 못하는 게 한계다. 좋은 데뷔 성적표를 끊었지만, 열기를 이어가려면 선배 그룹들을 넘는 새로운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짚었다. jayee212@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