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하이브로부터 고발당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이틀간의 침묵을 깨고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섰다. 그는 25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과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민낯에 모자를 눌러쓰고 캐주얼 차림의 민대표는 다소 초췌한 인상이었다. 약 1시간 30분동안 이어진 기자회견 역시 기대했던 것과 달리 감정에 북받쳐 중언부언하다 끝내 거친 욕설까지 내뱉었다.

민희진 대표는 4세대 아이돌 대표주자인 뉴진스를 만든 주역이다. 최근 뉴진스를 앞세워 하이브로부터 독립을 꿈꿨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민대표는 “저는 이미 마녀가 됐다. 이 프레임을 벗는 게 첫 숙제”라며 “본질이랑 다른 제 개인적인 카톡까지 사찰해서 저를 죽이려고, 이렇게 심하게 할 줄 몰랐다. 제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 같다. 내부고발을 한 내용이 개선되길 바랐다. 하이브에서 단 하루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배임은 오히려 하이브가 한 것이다. 2년 만에 주주가 원하는 실적을 낸 대표를 이렇게 찍어누르는 것이 배임이 아니고 뭔가”라고 힘주어 말했다.

민희진의 법률 대리인은 배임과 관련해서 “배임이라고 하면 회사 가치를 훼손한 행위가 있어야 한다. 실제 의도가 있었고 실행했어야 하는데, 발견되지 않았다. 배임은 예비죄가 없지만, 최소 어떤 실행이라도 있어야 배임죄가 되는데, 민 대표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고소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기자회견 중 SM엔터테인먼트와 결별 뒤 하이브에 입사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그룹을 만들고 싶어 SM엔터테인먼트에서 퇴사 뒤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방 의장을 만나 빅히트에 입사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뉴진스가 데뷔하는 과정에서 르세라핌을 만든 방시혁 의장과 트러블이 생기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전했다.

민대표는 “2021년 6월 7일, 뉴진스 준비 중에 르세라핌이 먼저 만들어진다고 하면서 뉴진스 데뷔를 미루려고 했다. 그건 너무 ‘양아치 같은 짓’이라고 했다. 당초 뉴진스는 ‘하이브 첫 걸그룹’이라고 브랜딩했다. 데뷔는 다 때가 있고 적기가 있다”라며 “그때부터 사이가 틀어졌다. 뉴진스를 데뷔시킬 때 정말 출산하는 기분이었다. 애들은 모른다. 생색내는 것 같아서 말하지 않았다. 그건 너무 유치한 짓”이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나아가 “저는 빅히트로 입사한 월급사장이다. 직장생활 하다보면 상사가 마음에 안 들고 푸념할 수 있지 않나. 그 푸념을 마치 경영권 찬탈하는 방식으로 매도하고 있다. 하이브가 오히려 날 배신하고 있다. 저는 돈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다. 그냥 집요하게 한 것 뿐이다”고 덧붙였다.

이후 민 대표는 박 대표와 방시혁 의장이 약속을 어긴 것을 토로하면서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이 바닥엔 XX새끼가 너무 많다. 내가 아무 말도 안 하고 버티고 있으니, 호구인 줄 알고 병X인 줄 알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론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 하이브엔 김앤장 변호사와 넥슨 사장 등이 있다. 저는 미대출신이다. 이 사람들이 날 죽이려고 작당모의를 했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는가 싶다. 저는 진정성에 의존한다. 솔직하게 다 말한 것 같아 후련하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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