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민희진 대표의 ‘무리한 요구’인가. 하이브의 ‘흑색선전’인가.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민 대표 측이 올해 어도어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 단독으로 ‘뉴진스의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하는 권한’을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민 대표 측 법무법인은 올해 2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주주 간 계약서 수정안을 하이브 측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연말 양측이 ‘풋백옵션 배수 30배’와 ‘추가된 지분 5%에 대한 풋백옵션 적용’ 등으로 줄다리기를 벌인 이후 나온 조치다.
현행 계약상 아티스트의 전속 계약 해지는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진행된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뉴진스는 어도어 이사회나 하이브의 관여를 거치지 않고 민 대표 의지만으로 전속계약을 끝낼 수 있게 된다. 이에 하이브는 민 대표의 제안이 무리하다고 판단해 거절의 입장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달 25일 민 대표의 ‘경영권 찬탈’ 의혹과 관련한 감사 중간 결과에서 ‘어도어는 빈 껍데기가 됨’이라는 민 대표의 대화록을 공개했다. 민 대표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저는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고, 의도하고 실행한 적이 없다”며 논란의 대화록에 대해 “직장인의 푸념”, “노는 얘기” 등으로 표현했다.
◇ “흑색선전 멈춰달라” 어도어, 하이브 주장 조목조목 반박
2일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어도어 측은 “뉴진스의 데뷔 과정에서 나온 불합리한 간섭을 해결하고,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 사항이었다”고 반박했다.
당시 주주 간 계약 수정 요구는 민 대표가 지난 1월 25일 박지원 하이브 CEO(최고경영자)와의 미팅에서 외부 용역사 선정과 전속계약을 포함한 중요 체결에 관한 사항을 대표이사 권한으로 할 것을 제안하면서 이뤄졌으며, 이는 뉴진스 데뷔 과정에서 나온 불합리한 간섭을 해결하고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사항이라는 게 어도어 측의 해명이다.
아울러 어도어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 측은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경영권 탈취, 금전적 보상, 내부 고발 및 감사 과정, 기타 주주간계약 관련 후속 보도 등 하이브가 주장한 9개 항목과 관련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경영권 찬탈 의혹과 관련해 민희진 대표 측은 “실체가 없는 헛된 주장”이라며 “또한 근거로 제시한 자료들은 경영권 탈취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하이브와의 지속적인 갈등 속에 나온 ‘상상’”이라고 주장했다. 의혹을 뒷받침 한 각종 메시지에 대해서는 “대화가 오고 간 내용의 앞뒤 문맥을 고려하지 않고 마치 애초의 목적이 경영권 탈취인 것처럼 악의적으로 짜깁기”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도어는 “하이브가 IP를 보호하고, 진정 주주들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흑색선전을 멈추고, 상식적인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이 입장 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공은 이달 말 열릴 어도어 이사회와 주주총회로 넘어갔다.
업계에서는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민 대표의 해임은 사실상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아울러 민 대표 배임에 대한 고발 건도 법적 다툼이 예고돼 양측의 갈등은 오랜 시간을 두고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양측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24일과 6월 21일, 각각 한국과 일본에서 컴백을 앞둔 뉴진스의 행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부정적인 이슈가 장기전으로 갈 경우 하이브라는 브랜드와 뉴진스 그룹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민 대표의 해임이 뉴진스의 컴백과 맞물릴 가능성도 높아 양측 모두 ‘아티스트를 볼모로 여론전을 한다’는 비난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jayee212@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