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런던=고건우 통신원·김용일 기자] “
‘주장의 품격’이 느껴졌다. 대인배처럼 느껴졌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번리와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홈경기 직후 개인 기록보다 팀을 우선하며 말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그는 팀 내 최다인 키패스 5회를 기록하는 등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최근 4연패 늪에 빠진 토트넘은 이날도 전반 25분 야콥 브룬 라센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러나 전반 32분 페드로 포로의 동점골과 후반 37분 미키 판더펜의 역전골로 모처럼 승점 3을 수확했다.
19승6무11패(승점 63)의 토트넘은 4위 애스턴 빌라(승점 67)와 승점 4 뒤진 5위다. 골득실도 토트넘이 8골이나 뒤져 있다. 잔여 두 경기에서 빌라가 모두 패하고 토트넘이 모두 이겨야 뒤집기가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유로파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5위 자리를 지켜야 한다.
손흥민에겐 통산 세 번째 ‘10골.10도움(10·10)’ 달성이 또다른 동기 부여다. 이번시즌 17골9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도움 한 개만 더 하면 ‘10·10’ 클럽에 가입한다. 그는 지난 2019~2020시즌(11골10도움) 2020~2021시즌(17골10도움)에 ‘10·10’을 달성, 다재다능한 톱클래스 공격수임을 증명했다. EPL에서 10·10을 세 번 이상 해낸 건 5명밖에 없다. 웨인 루니(5회)와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 모하메드 살라(이상 4회) 디디에 드로그바(이상 3회)다.
그런데 이날 손흥민의 몇 차례 결정적인 패스에도 포로, 브레넌 존슨 등이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4연패를 딛고 역전승으로 분위기 반전한 것에 의의를 뒀다. 그는 “선수들이 이런 상황을 통해 선수로, 사람으로 성장할 기회”라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데 감독도 큰 역할을 했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서 훈련하고 경기장에서 보여주려고 한 게 정말 잘 드러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도 쉽진 않았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난 특별히 얘기하는 것보다 항상 모범적인 태도를 보여주려고 한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준 것 같다”고 주장답게 말했다.
최근 연패 기간 연달아 강호와 격돌한 것을 아쉬워했다. 그는 “분명히 일정상 강팀을 상대로 원정에서 경기를 많이했다. 시즌 중간중간 만났다면 이렇게 4연패까지는 안 했을 것 같다”면서 “선수들이 이런 경험, 패배로 단단해질 계기가 됐다. 다음시즌이 오기 전에 미리 대처할 수도 있다”고 받아들였다.
잔여 두 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토트넘은 오는 15일 오전 4시 우승 경쟁 중인 선두 맨체스터시티와 겨룬다. 손흥민은 “다가오는 경기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팀을 상대해야 한다. 그만큼 잘 준비해야 한다”며 “이제 시즌이 일주일밖에 안 남았다. 두 경기 다 생각하기보다 (맨시티와) 마지막 홈경기를 잘 준비해서 마무리를 잘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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