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하이브가 주장한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경영권 탈취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분쟁이 17일 법정으로 향한 가운데 어도어 소속 걸그룹 뉴진스가 민희진 대표에 힘을 실어주면서 이번 사태가 사실상 ‘제2의 피프티피프티’ 사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진스의 법정대리인인 멤버들의 부모들은 민 대표가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앞둔 지난 14일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인 강진석 변호사를 선임하고 탄원서(진정서 등)를 제출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뉴진스 멤버들이 민 대표와 함께 하고 싶다는 취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하이브가 17일 법정에서 공개한 민대표의 모바일 메신저 내용과 일맥상통하다. 민대표는 메신저에서 “어차피 엄마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주주간 계약 위반이 아니므로) 된다”며 하이브 측에 아일릿과 유사성을 꼬집은 부모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부모들이 직접 하이브의 음반 밀어내기를 신고하자는 제안을 했다.

뉴진스 멤버 부모의 편지는 L모 어도어 부사장이 대필해 어도어를 거쳐 하이브에 전달하는 형식을 취했다. 실제 멤버들의 부모를 앞세운 것이다.

이에 앞서 뉴진스 멤버 부모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방시혁 의장이 멤버들의 인사를 받지 않는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가 멤버들에게 긴 휴가를 제안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이같은 여론 형성을 바탕으로 멤버들과 부모가 하이브와 ‘신뢰관계파탄’을 앞세워 어도어 및 하이브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가요계를 달군 피프티피프티사태와 유사하다. 당시 피프티피프티 멤버 3인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결국 어트랙트는 멤버 3명과 그들의 부모에 대해 공동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어트랙트는 이들의 배후세력으로 외주제작사 더기버스를 지목하고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 하이브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네이버,두나무 등을 만나 어도어 인수를 제안했고 평소 ‘뉴진스맘’이라고 주장했지만 멤버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대표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지인의 오랜 친구가 마련한 자리에서 동석한 것 뿐”이라며 “두나무 임원은 뉴진스 도쿄돔 공연에 놀러 오고 싶다고 얘기했고 네이버 임원도 사적 고민을 나누는 연락을 몇차례 주고받은 게 전부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내용을 L부대표와 나눴더니 L부대표가 ‘차라리 하이브에 투자한 회사 중 하나인 두나무 같은 곳이 어도어의 주인이 되면 하이브나 어도어나 서로 좋을 수 있겠다’는 막연하게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어도어 경영진과 뉴진스 멤버의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에 대해서도 “하이브의 저열한 방식으로 짜깁기 당하면 누구라도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짜깁기된 카톡이 공개된 직후 멤버들은 일제히 제게 위로의 문자를 보내왔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자극적인 여론전과 별개로 공은 법정에 달렸다. 재판부는 24일까지 양측의 추가 자료를 제출받은 뒤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 앞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신청이 기각될 경우 31일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민대표는 해임될 전망이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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