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가수 김호중이 사고 발생 열흘 만에 뒤늦은 자백을 한 데 이어 경찰 출석 과정에서도 ‘버티기’로 일관해 괘씸죄만 누적되고 있다.

김호중은 지난 2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음주운전을 인정한 뒤 첫 소환조사였다. 그는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을 통해 경찰서 내부로 들어갔다. 조사는 3시간 가량 걸렸지만 취재진 앞에 서고싶지 않다는 이유로 약 6시간 동안 경찰서 안에서 버텼다.

결국 오후 11시 30분께 경찰서 밖을 나온 그는 “죄지은 사람이 무슨 말을 하겠냐”며 일체의 질문도 받지 않은 채 준비된 차를 타고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사고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해명이나 사과 없이 자리를 벗어나기에만 급급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 강남경찰서의 행동도 뒷말을 낳았다. 지난 21일 저녁 취재진에게 김밥과 간식, 음료 등을 돌렸다. 김호중이 취재진의 눈을 피하고자 귀가를 거부하면서 ‘뻗치기’(취재인물 대상을 무작정 기다리는 은어) 중인 취재진을 달래기 위해 세금을 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호중 변호인인 조남관 변호사는 “규정상 경찰서 공보 규칙 16조를 보면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사진 촬영 등 허용해서는 안 되고 보호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맞섰다. 하지만 그동안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던 유명인 대부분이 포토라인에 섰던 것과 대조된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22일 법원에 김호중과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전 모 본부장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호중에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이 대표에게는 범인도피교사 혐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폐기한 전 본부장에게는 증거인멸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김호중이 수사에 비협조적”이라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영장까지 청구됐지만 김호중은 공연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23~24일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콘서트에 노개런티로 선다. 다만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만큼 이르면 24일께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심사는 피의자를 구인한 상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김호중이 무대에 서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콘서트는 사실상 파행으로 가고 있다. KBS 교향악단 10여명 단원까지 콘서트 불참을 선언했다. 프리랜서 연주자까지 섭외했지만, 제대로 연습할 시간도 없이 공연을 해야한다. 설상가상 김호중의 출연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되면 공연은 취소된다.

그럼에도 김호중 측이 ‘노개런티’로 무대에 서겠다는 무리수를 두는 건 수억원에 달하는 위약금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호중 측 관계자는 “위약금은 소속사와 공연기획사간 계약 조항이라 이를 정확하게 외부에 알리긴 어렵다”면서도 상당한 액수라는 점은 인정했다.

‘버티기’로 일관해 언론,수사기관, 그리고 함께 협연해야 할 공연계까지 민폐를 끼치는 김호중의 뻔뻔스러움에 대중은 분노하고 있다. KBS 시청자 청원에는 김호중을 영구 퇴출해달라는 글까지 올라와 약3000명이 넘게 동의했다.

누리꾼 고모 씨는 청원 글에서 “음주운전과 뺑소니, 운전자 바꿔치기, 거짓말 등을 일삼은 김호중을 KBS에서 영구 퇴출해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며 “범죄를 저질러놓고도 반성 없이 뻔뻔하게 공연을 강행하는 모습에 화가 나고 치가 떨린다”고 비판했다. KBS는 현재 답변을 준비 중이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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