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비가 흐름을 바꿨다. 한승수(38·미국)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통산 3승을 따냈다.

한승수는 26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7270야드)에서 열린 KPGA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했다. 턱밑까지 추격한 김연섭(10언더파 278타)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20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KPGA투어 통산 첫 승을 따낸 그는 지난해 6월 한국오픈에 이어 11개월여 만에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승째를 따냈다.

2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한승수는 전반에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10번홀(파4)에서 티샷 실수, 11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리는 불운을 겪어 연속 보기를 범해 이태희에게 공동 선두자리를 허용했다. 그러나 13번홀에서 행운의 파 세이브를 해낸 뒤 14번홀(파4)부터 16번홀(파3)까지 3연속 버디 행진으로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그는 “비도 내리고 코스가 어려워서 힘들었는데,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잘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쁘다”며 “13번홀 시작 때 비 때문에 대기를 했는데, 잠깐 쉰 게 도움이 됐다. 비옷을 입고 퍼트하다 그립이 옷에 걸려 ‘조심할걸’이라고 생각했는데, 볼이 홀에 들어가더라. 흐름을 탄 계기가 됐다”며 웃었다.

실제로 14번홀(파4)에서 탭인 버디로 바운스백에 성공한 그는 15번홀 버디로 단독선두로 복귀한 뒤 16번홀에서도 7m남짓 버디퍼트를 홀에 집어넣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그린에 물이 고인 상황이어서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비 때문에 그린 스피드가 느릴 것으로 생각해 강하게 쳤는데, 너무 세게 쳤다. 그런데 이 볼도 홀컵 뒷벽을 맞고 떨어지더라.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비가 흐름을 바꾼 셈이다.

2연속시즌 우승을 따낸 한승수는 “아직 큰 대회가 남아있다. 개인적으로 KPGA 선수권대회 우승과 한국오픈 2연패를 목표로 잡고 있다. 도전할 것”이라는 말로 우승 사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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