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아일릿은 뉴진스 짝퉁이다.”

“에스파 밟을 수 있죠?”

어른들의 ‘쩐의 전쟁’에 소환된 걸그룹들이 한날 한시 한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2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개최되는 SBS ‘K웨이브 콘서트 인기가요 스폰서드 바이 코카콜라 크리에이션’(이하 ‘K웨이브’) 무대다.

SBS에 따르면 이날 공연에는 에스파, 에이티즈, 다이몬, 아일릿, 있지, 케플러, MCND, 뉴진스, 넥스지, 엔믹스, 원어스, 스트레이 키즈, 엑소 수호, 트레저, 투어스, 유니스, XG, 제로베이스원 등 총 18팀이 출연한다. 에이티즈 윤호, 뉴진스 해린, 제로베이스원 한유진이 MC로 나선다.

공교롭게도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뉴진스의 짝퉁’이라고 지칭한 아일릿과 뉴진스가 이날 한 무대에 선다. 더불어 민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밟을 수 있죠?”라고 물어본 에스파도 같은 무대에 오른다. 세 팀의 섭외는 지난 4월부터 불거진 하이브의 내홍 전 이미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각각 24일과 27일 신곡 ‘하우 스위트’와 ‘아마겟돈’을 내놓은 4세대 대표 걸그룹 뉴진스와 에스파의 불꽃 튀기는 경쟁이 관전포인트다.

특히 두 곡 모두 힙합 베이스의 곡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하우 스위트’는 그간 청량감을 강조했던 뉴진스 특유의 힙하고 쿨한 바이브가 인상적인 힙합곡이다.

‘아마겟돈’은 SMP(SM Music Performance)를 대표하는 에스파의 ‘쇠맛’이 한층 깊어진 곡이다. 강렬한 신시사이저 베이스 사운드와 세련된 트랙이 돋보인다. 에스파는 지난 27일 진행된 앨범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선공개곡 ‘슈퍼노바’가 쇠맛이라면 ‘아마겟돈’은 흙맛”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두 그룹은 양사의 갈등과 달리 서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파는 쇼케이스에서 “최근 뉴진스를 음악 방송에서 만났는데 대기실에서 사랑한다며 서로 하트를 주고받았다”며 “같은 좋은 동료로 지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한 무대에 서는 만큼 뉴진스와 에스파가 어떤 멘트를 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뉴진스의 아류’라고 폄훼한 아일릿 역시 이날 같은 무대에 선다. 아일릿으로서는 ‘짝퉁논란’을 벗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아일릿은 데뷔곡 ‘마그네틱’이 K팝 데뷔곡 사상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진입했고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도 3주 연속 진입하며 호평받은바 있다.

하지만 민대표는 지난 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하이브가 나의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한 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를 내부고발했기 때문”이라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결국 아일릿 소속사 빌리프랩은 민대표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편 어도어의 임시주주총회가 31일로 예정된 가운데 민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하이브의 손을 들어주면 하이브는 임시주총에서 민 대표를 해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민대표는 어도어 이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에 따라 이 무대에 서는 뉴진스가 ‘민희진 표 뉴진스’, 혹은 ‘하이브표 뉴진스’가 될지 결정될 전망이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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