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양양=김민규 기자] “설해원에 도착해서 ‘4연패 응원’ 30번 넘게 들었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사상 첫 단일 대회 ‘4연패’ 위업에 도전하는 박민지(26·NH투자증권)가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어느 때보다 부담감이 크지만 ‘행복 샷’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박민지는 오는 7일부터 사흘간 강원도 양양 설해원(파72·6652야드)에서 열리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에 출전해 ‘4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박민지는 2021년 이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후 지난해까지 3연패를 달성했다.

대회 시작에 앞서 6일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박민지는 “3연패를 한 대회에서 다시 우승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영광스럽다”며 “그 기로에 서 있다는 것도 내 골프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순간을 즐기고 싶고 지난해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KLPGA투어에서 단일 대회 3연패는 고(故) 구옥희 전 KLPGA 회장과 강수연(하이트컵 여자오픈), 박세리(서울여자골프선수권), 김해림(교촌레이디스오픈), 박민지(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뿐이다. 단일 대회 4연패는 전무하다. 박민지가 대기록 달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

박민지는 2021, 2022시즌 6승씩 쓸어담아 ‘민지 천하’를 일궈냈다. 하지만 지난해 2승에 그치며 주춤했고 올시즌에는 아직 우승이 없다. 다만 최근 E1 채리티 오픈(공동 3위)과 Sh수협은행 MBN여자오픈(6위)에서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경기력을 회복하는 분위기로 ‘4연패’ 달성에 청신호를 켰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행복 골프’를 펼치겠다고 했다.

박민지는 “그냥 행복하게 치려고 했는데, 이곳(양양 설해원)에 와서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주위에서 ‘4연패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흘 동안 30번은 넘게 들었다”면서 “나도 어느 순간 ‘어쩔 수 없다. 그냥 받아들이자. 부담감을 안고 행복하고 밝게 이 순간을 즐기자’고 생각하게 됐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내게 많은 포커스가 쏟아지고 있는데 ‘이 스포트라이트를 즐길 수 있을 때 많이 받아보자’고 체념했다”고 활짝 웃었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가 열리는 설해원은 그에게 좋은 기억이 많은 코스다. 지난해와 2022년 2년 연속 18번홀(파5) 이글을 잡으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에 대해 박민지는 “설해원은 3년 전 처음 왔을 때 ‘이렇게 어려운 코스가 다 있지’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공식 연습 때 다른 선수들도 ‘여기 코스 장난 아니다’는 얘기를 했고, 나도 프로암 때 오버파를 계속 쳤을 정도였다”며 “그런데 시합에 들어가서 내 생애 최고의 순간들이 왔다. 나 스스로도 굉장히 놀랐던 기억을 갖고 있다. 올해는 어떻게 플레이할 지 내가 더 궁금하다”고 말해 미디어데이를 웃음바다가 됐다.

우승 전략은 무엇일까. 그는 “여기 코스가 매우 까다롭다.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방법이 딱 하나 있는데 모든 홀을 그린 8m 안에 다 붙이면 된다. 3개가 들어가면 3언더파, 5개가 들어가면 5언더파다. 그래서 정확한 임팩트를 맞춰 홀컵에 붙이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코스”라며 “왜냐하면 그린 주변에 가면 어려워지더라. 그래서 온을 많이 시키는데 집중해 치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지가 ‘대회 4연패’ 금자탑을 쌓을 수 있을지 팬들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