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양산=장강훈 기자] 전가람(28)이 유쾌함과 성실함으로 징크스 극복에 도전한다.

전가람은 6일 경남 양산에 있는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7142야드)에서 열린 제67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아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라운드를 마친 그는 “킹스데일에서 하루 36홀씩 연습라운드 한 게 큰 효과를 거뒀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2일 막을 내린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것을 빗댄 말인데 “매치플레이에서 얼마나 열심히 쳤는지, 대회 끝난 뒤 사흘간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있었다”며 웃었다.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연장을 치르는 등 다른 선수보다 길게 라운드를 소화했다. 전가람은 “양산으로 내려올 때도 너무 피곤해서 KTX를 탔다. 어제(5일)도 연습라운드를 생략하고 퍼트 훈련만 했는데 그동안 부진했던 것을 한 번에 만회한 것 같아 너무 기분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섯 차례(2021~2022년 군복무로 미출전) 이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했다. “샷도 퍼트도 아무것도 안됐다. 지난해에도 첫날 네 홀인가 치다가 기권했다. 코스가 나와 안맞나 싶은 생각까지했다”며 웃었다.

이날 8언더파는 ‘깔끔한 퍼트’ 덕분이다. 그는 “퍼트 어드레스 때 정렬이 안되는 느낌을 받았다. 캐디와 함께 스틱을 활용해 정렬을 재정립했는데, 오늘 퍼트 실수가 없어 스코어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지난대회까지는 왼쪽 어깨가 살짝 닫혀있는 듯한 어드레스여서 볼이 우측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그의 설명. 어깨와 발끝, 퍼트 페이스를 제대로 정렬했더니 라인을 본 대로 볼이 굴러가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확인한 셈이다.

어렵사리 잡은 감을 유지하는 것도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는 “평소에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며 싱긋 웃었다. 굳이 퍼터를 잡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이미지 트레이닝법이 있다는 게 전가람의 주장.

그는 “화장실에서도 훈련할 수 있다. 바닥에 깔린 타일만 봐도 정렬에 도움이 된다. 보도블록이나 경계석 등 선이 반듯하게 그어져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정렬을 해볼 수 있다. 거울이 있으면 정렬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할 수 있으니 더 좋다”고 설명했다.

“남은 사흘도 오늘처럼 쳐야 한다. 그러면 우승할 것”이라고 자신한 전가람은 이내 “농담이 지나쳤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KPGA 선수권대회에서 한 번도 컷 통과를 못했으므로, 이번대회 목표는 컷통과다. 자만하지 않고 차분하게 컷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2라운드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얘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절실한 표정이 묻어났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