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박민지(26·NH투자증권)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사상 첫 ‘대회 4연패’ 새 역사를 썼다. 여기에 대회 첫 날부터 마지막까지 선두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민지는 ‘4년 연속 우승’ 금자탑 완성과 함께 시즌 ‘첫승’을 수확하며 통산 19승을 적었다. 우승 공약으로 “우승 상금(2억1600만원) 전액 기부하겠다”고 했다.
박민지는 9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 더레전드코스(파72·6652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바꿔 2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2021년부터 이 대회 4연패 위업을 와이어 투 와이어로 작성해 ‘대세의 귀환’을 알렸다.
첫 날 버디 9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인 8언더파 64타를 써냈다. 이후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사상 최초 대회 4연패 대기록을 썼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최종라운드. 전반을 이븐으로 마친 박민지는 후반 첫 홀인 10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다. 하지만 11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아 바운스백했고, 14번홀(파5)에서 버디를 적으며 대기록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공동 2위 그룹이 경기를 마쳤을 때도 2타 앞서있던 박민지는 18번홀(파5)에서 버디로 1타를 더 줄인 뒤 움켜쥔 주먹을 하늘로 뻗었다. 그는 “한 주가 엄청 길었다. 부담감을 안고 플레이했는데 우승하게 돼 정말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반 지루한 플레이가 이어지다 후반 보기에 이어 버디를 낚은데 대해 그는 “사실 너무 지키기만 한다고 생각했다”며 “10번홀 보기했을 때 ‘바닥을 찍어야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다. 대항마로 주목받은 이예원, 황유민, 박현경이 한목소리로 말한 “(박)민지 언니 코스”라는 예상이 적중했다.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최은우)와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이예원)에 이어 올시즌 KLPGA투어 세 번째 와이어투와이어 승리다. 박민지는 “코스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설해원만 오면 샷이 잘 맞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우승 공약으로 대회 우승상금 2억1600만원 전액 기부한다고 했다. 그는 “원래 통산 20승을 했을 때 우승상금을 기부하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참을성이 없어서 19승에 전액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며 “부모님도 흔쾌히 수락하셨다. 우승한 이유는 플레이를 하는 몸상태여서다. 내가 잘 플레이할 수 있게 하늘이 도왔다. 상금은 기부하는 게 맞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박민지는 전액 기부를 결정한 우승상금 2억1600만원에 더해 주최 측으로부터 ‘4연패’ 특별 포상금 3억원까지 무려 5억1600만원을 받게 됐다. 다만 특별 포상금은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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