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박민지(26·NH투자증권)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사상 첫 단일 ‘대회 4연패’ 새 역사를 썼다. 고(故) 구옥희 KLPGA 전 회장 및 박세리, 강수연, 김해림 등 ‘전설’이 보유했던 단일 대회 3연패 기록을 제치고 ‘최초’란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박민지는 9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 더레전드코스(파72·6652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바꿔 2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2021년부터 이 대회 4연패 위업을 와이어투와이어로 작성해 ‘대세의 귀환’을 알렸다.

대회 ‘4년 연속 우승’ 금자탑을 완성하며 시즌 ‘첫승’도 수확했다. 통산 19승이다. 더욱이 박민지는 “우승 상금(2억1600만원) 전액 기부하겠다”고 했다. 우승 공약이다.

‘대회 4연패’ 위업을 세운 박민지는 “4연패를 정말하게 될 줄 몰랐고 부담감을 안은 한 주였는데 해냈다는 게 스스로 대견하다”며 “긴장이 갑자기 많이 됐는데 플레이하면서 ‘기본을 생각하자’고 심호흡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후반에는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이 너무 잘 돼서 ‘이건 정말 하늘이 도왔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 상금 2억1600만원 전액 기부한다. 기부금은 돈이 없어 치료를 못하는 분들을 위해 쓸 예정이다.

박민지는 “원래 통산 20승을 했을 때 우승 상금을 기부하려고 했는데 내가 참을성이 없어서 19승에 전액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 부모님도 흔쾌히 수락하셨다”며 “내가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늘이 도왔다. 그래서 상금은 기부하는 게 맞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내가 아파보니깐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하는 분들이 많은 걸 알게 됐다. 그래서 병원, 어린이, 독거 노인과 관련된 기관에 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건은 건강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말부터 신경통으로 고생했다. 그는 “3차 신경통을 인터넷에 검색하면 ‘죽을 만큼 아픈 고통’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신경통이 머리로 왔었는데 전기가 통하듯 머리나 이마를 스치기만 해도 아팠다”며 “바람이 부는 겨울에 밖에 나갔었는데 정말 통증이 심했다. ‘골프는 둘째 치고, 살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래도 지금은 ‘무통기’인 것 같다. 무통이 지속되는 시기는 내가 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통기가 오래갈 수 있도록 최대한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며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고 있다. 정말 감사하게도 3월 이후부터 단 한 번도 아프지 않아 매일 감사하며 살고 있다”고 밝혔다.

통산 20승을 눈앞에 뒀다. 1승만 더 추가하면 구 전 회장이 보유한 최다 우승(20)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2승을 더 한다면 통산 21승으로 KLPGA투어 최다승 신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다만 박민지는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는 참가를 취소했다.

대한골프협회(KGA) 관계자는 “어제 조직위에서 박민지 선수 측으로부터 대회 참가 취소 통보를 받았다. 스트레스로 인해 많이 피곤하고 신경통이 심하다는 이유였다. 그래서 취소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박민지는 지난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통산 20승 도전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KLPGA투어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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