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선수다.”

시즌 초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신인왕 후보라 했다. 갈수록 힘이 빠지는 듯하다. 특히 6월은 크게 부진하다. 그래도 사령탑은 믿고 있다. 롯데 루키 전미르(19) 이야기다.

전미르는 2024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다. 전체 3순위로 롯데에 뽑혔다. 경북고 시절 투타를 겸업했다. ‘천재’라 했다. 롯데는 투수로 못을 박았다.

데뷔 첫 시즌부터 1군에서 활약 중이다. 33경기 31.1이닝, 1승 5패 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74를 기록 중이다. 표면적으로 썩 좋은 기록은 아니다. ‘편차’가 있다.

4월까지는 강력했다. 16경기 15.1이닝,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3.52를 생산했다. 묵직한 속구에 커브를 구사하며 1군 선배들을 공략했다. 씩씩했고, 거침이 없었다.

문제는 ‘꾸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5월은 13경기 13.1이닝, 2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40이다. 슬라이더라는 제3의 구종이 있지만, 기본은 속구-커브로 봐야 한다. 구위는 강력하지만, 대응이 아예 안 되는 것은 또 아니다.

6월 들어 더 안 좋다. 4경기에 나서 2.2이닝을 먹었고, 2패, 평균자책점 20.25다. 1일 NC전에서 1이닝 2실점 패전을 기록했고, 6일 KIA전에서 0.2이닝 2실점 패전이다. 7일 SSG와 경기에도 등판했으나 0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다.

최근에도 평균 시속 146~147㎞의 속구를 계속 뿌린다. 구위가 떨어진 모습은 아니다. 대신 자기 구종에 확신이 조금은 떨어져 보인다. 자신 있는 승부가 안 되는 모양새.

자신이 없으니 제구도 흔들린다. 특히 주무기인 커브를 상대가 노리고 들어오기에 더 조심스럽다. 그렇다고 안 던질 수도 없다. 시즌 초반 펄펄 날았는데, 최근은 얼굴이 잔뜩 굳었다.

아직 19살에 불과한 선수다. 루키에게 베테랑의 침착함을 요구할 수는 없는 법이다. 차라리 한 번 정도 1군에서 말소해 정비할 시간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김 감독은 “전미르는 지금 따로 조정하고 할 일은 아니다. 퓨처스에 내려가서 따로 할 것도 없다. 여기서 본인 공 가지고 이겨내야 한다. 2군에서 던지고 올라와도 결국 1군에서는 또 똑같은 마음 아니겠나”고 짚었다.

이어 “여기서 밀어붙이는 쪽이 낫다고 본다. 나는 전미르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능력이 있는 선수다. 요즘 안 좋은 것은 맞다. 땅바닥에 던지고 그랬다.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요한 선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선’이 높다. 오랜 시간 사령탑을 지내면서 최상급 선수와 함께 했다. 이런 감독의 눈에 전미르가 들었다. 괜히 롯데의 미래가 아니다.

시즌 전 전미르는 “최대한 씩씩하게 던지겠다”고 힘줘 말했다. 신인의 패기가 뿜어져 나왔다. 시즌을 치르며 벽에 부딪힌 모양새다. 누구나 겪는다. 이제 극복할 차례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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