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관리 한다고 하는데, 미안해요.”
SSG 이숭용 감독이 불펜투수진에 미안함을 표했다. 빡빡한 경기가 계속되면서 부하가 걸린다. 관리는 최대한 하고 있다. 그래도 부하가 걸리는 것을 막기가 쉽지 않다.
이숭용 감독은 19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사우나에서 노경은을 만났다. ‘불펜투수들이 장모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더라.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3연투는 안 시키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미안했다. 다른 팀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올해 타격이 좋아서 불펜투수들이 쉽지 않다. 다른 팀도 필승조가 많이 던지지 않나. 힘들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노경은은 현재 리그 홀드 공동 1위다. 임창민(삼성)과 함께 18홀드를 만들고 있다. 등판 경기도 이병헌(두산)-장현식(KIA)과 함께 39경기로 공동 1위. 40세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필승조로서 자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람인 이상 지치기 마련이다. 묵묵하게 자기 일을 하는 선수지만, 감독 앞에서 농담으로라도 쉬고 싶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했다. 장마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면 적어도 그날은 쉴 수 있다. 투수들이 기다릴 법도 하다.
이 감독 말처럼 다른 팀도 상황이 비슷하다. 특히 리그 홀드 순위를 보면 보인다. 노경은-임창민-김재윤(삼성)-김진성(LG)이 1~4위다. 40세-39세-34세-39세다. 평균 38세다. 베테랑이 불펜 싸움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베테랑이 아무래도 싸움이 되지 않나. 승부를 할 줄 안다. KT 단장 시절에도 베테랑 투수를 데려와 뎁스를 강화했다. 결정적일 때 타자와 승부가 된다”고 짚었다.
노경은에 대해서는 “최대 장점이 공격적인 피칭이다. 15구 이내로 끝낸다. 혹여 오늘 맞더라도 다음날 바로 쓸 수 있다. 20개 이상 넘어가면 연투가 어렵다. 노경은이 이쪽이 된다. 오늘 당하면 복수하라고 다음날 일부러 붙인 적도 있다”며 웃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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