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합천=박준범 기자] “못하다가 골이 들어가서 안도의 눈물이었던 것 같아요.”

범예주(17)는 경남 합천군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2024 스포츠명품도시 웰니스 합천에서 펼쳐지는 제32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광양여고 경기에서 가장 이름이 많이 거론되는 선수다. 광양여고 권영인 감독은 25일 열린 4강뿐 아니라 조별리그, 8강에서도 범예주 이름을 외쳤다.

후반 33분에는 문전 혼전 상황 속 범예주가 시도한 슛이 포항여전고 정다빈의 몸을 맞고 굴절돼 골문을 갈랐다.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범예주는 골이 터지자 눈물을 왈칵 쏟았다. 광양여고는 4강에서 포항여전고를 2-0으로 꺾고 대회 3연패에 한 걸음만 남겨두게 됐다.

권영인 감독은 경기 후 “예주는 17세 이하(U-17) 대표팀에서도 중요한 선수다. 더 잘할 수 있다. 하지만 팀에서 요구하는 패턴이 있다.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아서 뭐라고 했다. 뭘 해야 할지 헷갈리고 어려워하는 것 같다. 예주는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보고 키워왔다. 그래서 애정이 있다”고 말했다.

본지가 범예주 인터뷰를 요청하자 권 감독은 “왜 울었어”라고 웃으며 이야기하기도 했다. 범예주는 “(팀에서) 하던 걸 해야 하는데 못하니까 (감독님이) 잘하라고 뭐라 하시는 것 같다”라며 “대표팀과 광양여고에서 요구하는 전술이 많이 다르다. 대표팀을 다녀오면 잊어버리고 한 번씩 헷갈리고 그런 게 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눈물의 이유에 대해선 권 감독의 질책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범예주는 “계속 못 하다가 그래도 골이 들어가서 안도의 눈물이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나를 아끼고 성장하라고 말씀하는 것이다. 그런 건 다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사실 대표팀과 광양여고에서 경기를 뛰고 있다. 모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사실 크다. 요즘 (플레이가) 잘 안 되는데 스스로에게 실망감도 크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범예주는 여왕기와 인연도 있다. 그는 2019년 광양중앙초 시절 대회에서 17골을 넣어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여왕기 우승도 하고 득점왕도 받았다. 여왕기여서도 있지만 광양여고의 3연패도 달려 있다. 더 잘하려고 한다. 또 3학년 언니들이 대학 가는데 후배로서 더 열심히 뛰고 있다”고 강조했다.

범예주는 끝으로 “내 목표는 다치지 않고 잘 성장하고, 누구한테든 부끄럽지 않고 본받을 그런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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