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누가 처음 한 말인지 궁금할 정도로 많이 쓰는 말이다. 누가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느냐가 중요하다. 미래 산업 중 하나로 꼽히는 게임업계에서 우리 문화와 역사를 지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10년이 넘게 문화재를 지켜온 라이엇 게임즈에 이어 국내 게임사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등 ‘문화유산 지킴이’에 동참했다.

스마일게이트는 1일 국가유산청과 업무협약을 체결, ‘국가문화유산 지킴이’에 합류했다. 국외 문화유산 환수, 국외 유산 관련 해외 국제기구·박물관·미술관 청년 인턴십, 국외 문화유산 교육 및 현장 봉사활동 참여 등을 지원한다. 여기에 국외 문화유산 보호 협약 사업을 위해 5억원도 쾌척했다.

스마일게이트 RPG 지원길 대표는 “소중한 문화유산 보호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국가문화유산 지킴이로 합류해 기쁘다. 국가유산청을 비롯해 여러 협력기관과 긴밀하게 협업해 문화유산 보호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재 보호 및 환수 사업에 오랜 시간 공을 들여온 곳은 라이엇 게임즈다. 2012년부터 시작해 어느덧 12년째로 누적 기부금만 84억원이 넘는다.

핵심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라이엇게임즈는 2014년 대형 불화 ‘석가삼존도’의 국내 환수를 도운 것을 시작으로 2022년 조선 왕실 유물 ‘보록’까지 총 6차례의 국외 문화재 환수를 지원했다. 특히 ‘문조비 신정왕후 왕세자빈책봉 죽책’은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3년 6월 ‘조선왕조 어보 어책 교명’(총 637점) 중 일부로 보물로 지정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왕실 유물 보존처리 및 학술연구는 물론, 4대 고궁 및 왕릉 보존관리 지원, 워싱턴 대한제국공사관 재개관 지원, ‘이상의 집’ 등 근대 문화 유적 보존관리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라이엇 게임즈는 2017년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 시상식에서 ‘문화유산의 봉사 및 활용’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펄어비스는 게임 속에 우리 문화재를 담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3월 ‘검은사막’에서 조선을 모티브로 한 대륙 ‘아침의 나라’를 공개했다. 거금도, 담양 대나무 숲, 해동 용궁사, 군포 철쭉동산, 청주 상당산성, 구례 사성암 등 15곳의 명소를 직접 답사해 한국의 멋을 살린 콘텐츠를 구현했다. 여기에 구미호전, 두억시니전 등 전통 설화를 활용한 퀘스트로 우리 전통의 멋을 한층 더 살렸다.

이처럼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사회공헌을 통해 게임업계는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은 물론, 젊은 이용자들에게 우리 문화의 멋과 역사를 전달하는 가교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 같은 가치 있는 행보에 범게임업계가 동참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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