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확실히 예전과 다르다.”

올스타전이 달라졌다. 제대로 즐긴다. 그만큼 선수들이 성숙해졌다. 팬이 원하는 것을 보여준다. 별들의 잔치는 이래야 하는 법이다.

2024 KBO 올스타전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승패는 의미가 없다. ‘퍼포먼스’에 방점이 찍힌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역대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받은 황성빈(롯데)이 압권이다. 배달기사가 되어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했다. 1루에서 ‘깐족 스텝’도 선보였다. 철가방에 로진백을 담아 박세웅에게 배달한 것으로 화룡점정이다.

윤동희(롯데)는 배구 국가대표 김희진으로 변신했다. 싱크로 100%. 김희진이 SNS를 통해 “엄마, 잃어버린 동생 있어?”라고 유쾌하게 화답했다.

오스틴(LG)은 꿈을 이뤘다. 피자배달부로 나섰다. 양의지(두산)는 즉석에서 피자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졌다. 양의지 또한 자기 타석에서 판다 모자를 쓰고 ‘양바오’가 됐다.

도슨(키움)은 댄스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탕후루 잔치’를 벌였다. 최신 밈을 제대로 활용했다. 김도영(KIA)은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를 들고나왔다. ‘팬들 땜시 살어야’라고 쓴 플래카드도 준비했다.

로하스(KT)는 조원동 섹시가이 별명을 현실화했다. 조상우(키움)는 소방서에서 소방복과 소화기를 빌려왔다. 박지환(SSG)은 화끈한 댄스로 관중석을 뜨겁게 만들었다.

박동원(LG)은 닮은꼴 배우 김광규 코스프레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원태인(삼성)은 푸른 피가 담긴 링거를 끌면서 나왔다. 송성문(키움)은 붉은 립스틱을 칠하고 등장해 카메라를 향해 끈적한 키스를 선보였다. 올스타 선수들의 자녀들도 ‘신 스틸러’가 됐다. 귀여움으로 만원 관중을 홀렸다.

오승환은 “지금 올스타전이 더 재미있다. 예전에는 나부터 분위기를 즐기지 못했다. 지금은 팬들도, 선수도 즐긴다. 더 올스타전다운 올스타전 같다”며 웃었다.

팬들도 반겼다. 서울에서 온 김민혁 씨는 “이번 올스타전이 최고인 것 같다. 너무 즐겁게 봤다”며 웃었다. 인천에서 온 김혜은 씨는 “SSG 팬인데 박지환 선수 춤 보고 쓰러질 뻔했다. 다른 선수들도 너무 잘해줬다. 고맙다”고 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백지은 씨는 “원태인 선수가 푸른 피 링거 들고나오는데 뭉클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시즌 팬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1000만 관중이 보인다. 선수들도 응답했다. 몸 사리는 선수는 없었다. 덕분에 올스타전이 더 빛났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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