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표예진의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지난 달 28일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이하 ‘나대신꿈’)에서 여주인공 신재림을 연기한 그는 21세기 신데렐라상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대신꿈’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취업보다 ‘취집’을 꿈꾸는 신재림이 재벌 8세이자 사교클럽 대표 문차민(이준영 분)을 만나 신분 상승을 꿈꾸는 드라마다. 하지만 ‘나대신꿈’은 신데렐라의 결말을 비틀었다. 동화 속 신데렐라는 왕자와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끝나지만, 신재림은 사랑을 이룬 뒤 자신이 추구하는 꿈을 찾아 떠난다.

표예진은 “남자를 잘 만나 잘 살아 보겠다고 생각하던 의존적 인물이 자신과 가족을 스스로 챙길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결말이 좋았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마지막 장면에 재림의 내레이션으로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말이 나와요. ‘난 이제 백마 탄 전사로 살기로 했다’는 말도 나오죠. 이 표현이 마음에 들었어요.

부단히 노력하면서 성장하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표예진과 신재림은 닮았다. 승무원 생활을 거쳐 늦은 나이에 배우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 연기 경력이 전혀 없었지만 홀로 소속사 문을 두드리며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다.

“집에 가만히 있으면 누가 오나요. 프로필 사진을 찍고 소속사를 일일이 찾아다녔어요. 인터넷에서 주소 리스트 뽑아서 버스 타고 다니면서 돌았죠. 그러다 보면 가능성이 1%라도 있겠지 생각했어요. 무조건 움직여야 해요.”(웃음)

‘나대신꿈’을 통해 수확한 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대한 확신이다. 표예진은 “저에게 로맨스를 맡기면 ‘이 정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작품이라 의미가 있다”며 “망가지는 건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대본이 재밌는데 내가 못 살릴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드라마에는 CG로 만든 상상신이 많은 편이다. 표예진은 “재림이가 약간 섹시하게 ‘오빠, 더 빨리’ 이렇게 말하는 대사가 있었다”며 “제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찍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민망했다. ‘우리 부모님 이거 보면 나 울어요’라고 투정도 부렸다. 그런데 방송을 보니 귀엽게 나왔다”고 웃어 보였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이준영에 대해서는 “다정하고 귀여운 면이 많다”고 칭찬했다. 표예진은 “회를 거듭할수록 호흡이 좋아 같이 상황을 설정해서 만들어갔다. 유연한 배우이고 많이 의지하면서 찍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신데렐라’에서 가족 설정도 동화와 달리 현실적인 모습이 반영됐다. 표예진은 “대본에서 가장 마음에 든 게 가족 설정이었다. 서로 싸우고 다투고 화해한다”며 “새언니와 새엄마가 재림이를 아껴줘도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정도였다. 연기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다”고 말했다.

관심은 SBS ‘모범택시’ 후속으로 이어졌다. 표예진은 “‘모범택시3’에 대해 확실히 정해진 게 없다. 이제훈 오빠만 버텨준다면 같이 하고 싶다.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라며 “좋은 메시지를 주는 작품을 계속했으면 한다. ‘모범택시’가 그런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socool@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