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신화 이민우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총 26억원을 갈취한 방송작가 A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9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년간 알고 지낸 이민우의 누나 친구로 지난 2019년6월 이민우가 여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되자 “검찰 인맥을 동원해 무혐의를 받게 해주겠다”라고 속여 26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 남기정 유제민)는 9일 특정 경제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방송 작가 A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26억 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1심의 배상 명령도 유지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이민우에게 접근해 돈을 편취하고 가스라이팅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A씨가) 당시 자신을 도와줄 유일한 사람이라고 진술했고 정서적으로 A씨에게 의존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돼 있었던 것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양형에 대해서도 “A씨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전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피해 회복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원심의 양형(징역 9년)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무겁거나 가볍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민우가 입건되자 “검찰 내부에 인맥이 있으니 무혐의를 받게 해주겠다. 고위직 검사에게 줄 돈이 필요하다”라며 16억원을 요구했고, 이어 이민우가 무혐의로 풀려난 뒤에도 “사건 마무리를 위해 돈이 더 필요하다”라며 추가로 돈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이민우의 은행 통장과 비밀번호, 보안카드를 넘겨받은 A씨는 이민우의 집을 담보로 은행 대출 등 10억 원을 가로채고 명품 218점도 받아 갔다. 하지만 A씨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이민우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금전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고통이 너무 컸다. 사람이 계속 세뇌를 당하면 자기 자아가 없어진다. 죽으라면 죽어야 하고 울라면 울어야 한다”라며 지독한 트라우마를 고백한 바 있다. gag11@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