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그야말로 ‘악몽’이다. 두산이 삼성에 다시 밀렸다. 이길 수도 있었다. 7회 무너졌다. 이것도, 저것도 다 되지 않았다.

두산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삼성전에서 2-6으로 패했다. 1승 2패 루징시리즈다. 전날 8-4로 승리하며 삼성전 6연패는 끊었다. 연승을 원했다. 뜻대로 되지 않았다.

6회까지 리드했다. 박빙이기는 해도 분명 두산이 우위에 섰다. 6회말에는 양의지가 친 타구에 선발 왼손 이승현이 맞으면서 내려가기도 했다. 삼성에 변수 발생.

문제는 7회다. 한 방에 4점을 주고 말았다. 선두 류지혁에게 안타를 맞았다. 그러자 두산 벤치가 이영하를 냈다.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이 “이영하가 ‘오늘도 됩니다’ 하더라. 쉬라고 했다. 상태는 좋다. 지금까지 너무 잘하고 있다. 그러나 많이 던졌다. 관리해주고 싶다”고 했다.

상황이 만만치 않아지자 이영하 카드를 꺼냈다. 12일 20구, 13일 32구를 던졌다. 무리라면 무리일 수 있으나 확실하게 위기를 넘기고자 했다. 15일이 휴식일이기에 가능한 선택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통하지 않았다. 대타 안주형에게 희생번트를 줘 1사 2루가 됐다. 김헌곤에게 강한 타구를 맞았는데 2루수 직선타 처리됐다. 호수비 덕을 봤다.

이제 구자욱 차례. 두산 벤치는 자동 고의4구를 결정했다. 다음이 강민호다. ‘구거강(구자욱 거르고 강민호)’을 택한 셈이다.

강민호가 불이 붙었다. 이영하의 초구 몸쪽 낮은 코스 슬라이더에 배트를 냈다. 벼락 같은 스윙.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15m짜리 역전 3점포다. 강민호는 홈으로 돌아와 구자욱-이재현과 얼싸안고 기뻐했다.

이영하는 여기까지다. 김유성을 올렸다. 이영하는 0.2이닝 2안타(1홈런) 1볼넷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야구에 만약은 없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영하의 3연투가 독이 됐다. 구자욱을 거른 것도 마찬가지다. 강민호는 12일 대타 투런포를 날렸고, 전날도 4안타 2타점으로 날았다. 이날도 이미 안타 하나가 있었다.

지난해 9월9~10일 이후 308일 만에 삼성전 연승을 노렸다. 뜻대로 되지 않았다. 선택은 언제나 어렵다. 그리고 결과가 너무 가혹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