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현장에서 유세를 지켜보다가 흉탄에 목숨을 잃은 희생자는 지역 의용소방대에서 오랫동안 헌신한 5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14일(현지시간) 언론브리핑에서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장에서 총격에 사망한 사람은 이 지역의 전 의용소방대장이었던 코리 콤퍼라토레(50세)라고 밝혔다.
그는 사건 당시 현장에서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있다가 변을 당했다면서 “코리는 어젯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몸을 날렸다”고 전했다.
이어 “코리는 딸을 둔 아빠였고, 불(火)과 싸우는 사람이었다”며 “코리는 매주 일요일 교회에 다녔고 지역사회를 사랑했으며 특히 가족을 사랑했다”고 말했다.
또 “코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고, 지난밤에 그와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을 기뻐했다”고 밝혔다.
샤피로 주지사는 코리의 아내가 그에 대한 얘기를 공개해도 된다고 허락했으며, 그가 “영웅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모두와 공유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지역 의용소방대장 랜디 리머는 콤퍼라토레에 대해 “항상 누군가를 도와주려 하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그는 콤퍼라토레가 20년 넘게 의용소방대에서 봉사했다고 전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비즈니스 인맥 관리 사이트 링크트인의 프로필을 인용해 콤퍼라토레가 전 의용소방대장이었으며, 직업은 엔지니어라고 보도했다.
콤퍼라토레의 친형인 던 컴퍼라토레는 페이스북에 “한 사람에 대한 증오가 우리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썼다.
이어 “그에게는 아직 경험해야 할 인생이 아주 많이 남아있었다”며 “끔찍한 악몽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샤피로 주지사는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공공건물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에 따르면 이번 총격사건으로 유세를 지켜보던 사람 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크게 다쳤다.
부상자는 57세 남성 데이비드 더치와 74세 남성 제임스 코펜하버로, 두 사람 모두 현재 안정된 상태라고 경찰은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 윗부분에 총알이 관통해 상처를 입었다.
경찰이 밝힌 피해자들과는 별도로 공화당 소속 로니 잭슨 하원의원은 자신의 조카가 이 사건 현장에서 총에 맞아 다쳤다면서 “다행히 그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다”고 이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잭슨 의원은 “내 가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던 곳과 가까운 앞쪽에 앉아 있었다”며 “사람들이 총소리를 들었을 때 내 조카는 그의 목에 무언가가 스쳐 다쳤으며 목에서 피가 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과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개설된 후원 모금 페이지 고펀드미(GoFundMe)에서는 이날 오후 6시(미 동부시간) 기준 모금액이 280만달러(약 38억6000만원)를 넘어섰다.
사망자 콤퍼라토레의 유족을 돕기 위한 별도의 고펀드미 모금 페이지에서도 60만달러(약 8억2600만원)가 넘는 금액이 모였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현장에서 사살된 총격범의 신원이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던 20대 백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 콤퍼라토레의 집 맞은편에 사는 이웃 폴 헤이든(62)은 자신이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라고 밝히면서 “나는 그(콤퍼라토레)가 트럼프 지지자인 것을 알고 그도 내가 바이든 지지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는 결코 그것이 우리 사이에 끼어들지 않게 했다”고 WP에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우 좋은 사람이었고, 이런 사건이 벌어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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