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다시 선발 야구를 가동했다. 바닥을 찍고 지하까지 파고 들어갔던 베테랑 외야수 두 명도 반등 조짐을 보인다. 4연패로 어둡게 시작한 후반기인데 이후 2연승으로 한숨을 돌렸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LG 얘기다.

LG는 전반기를 2위로 마쳤다. 그러나 후반기 첫 6경기 전적은 2승 4패. 승패 마진 ‘마이너스 2’다. 1위 KIA에 주중 3연전 싹쓸이 패배를 당해 선두와 멀어졌다. 그러면서 2위는 물론 4위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두산과 공동 3위로 2위 삼성과 1경기 차이. 5위 SSG와는 2.5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캠프에서 그린 청사진은 아니다. 하지만 6월초부터 부상자가 연달아 나왔다. 타선의 무게도 작년과는 다르다. 베테랑 선수들이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을 때의 압도적인 힘이 재현되지 않고 있다.

그래도 희망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처음으로 5선발이 뚜렷하게 정해진 상태로 시즌에 돌입했다. 그리고 반환점을 넘은 지금까지 로테이션 구성이 무너지지 않았다. 임찬규와 최원태가 일주일 간격으로 부상 이탈했지만 둘 다 합류한 후반기 첫 한 주 동안 선발 투수 5명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후반기 선발 평균자책점 3.06. 6경기 중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렇다 할 에이스는 없지만 특별히 구멍도 없다. 하위 선발이 특히 그렇다. 지난해까지 통산 이닝 수가 65.2이닝에 불과했던 손주영이 리그 최고 5선발로 올라섰다. 이미 86이닝을 소화했고 후반기 첫 경기인 지난 13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6승째를 거둔 손주영은 평균자책점 3.56으로 7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중 이 부문 8위에 올랐다.

안정된 선발진은 페넌트레이스에서 가장 믿음직한 무기다. LG가 후반기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 위한 절대 조건도 여기에 있다.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까지 선발진이 안정된다면 도약할 기회도 올 것이다.

부진했던 김현수와 박해민, 두 베테랑도 반등 조짐을 보였다. 둘 다 캠프에 앞서 타격폼을 수정했는데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원상복구. 김현수는 토탭에서 레그킥. 박해민은 오른쪽 발을 다소 뒤로 뒀던 오픈 스탠스에서 다시 양발을 ‘11’자로 뒀다.

타격폼 수정 후 김현수는 9타수 5안타. 박해민은 대전 3연전에서 7타수 4안타로 활약했다. 정신적 지주인 둘이 살아나면, 타선 또한 지난해의 파괴력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

청신호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전반기 과제이자 고민이었던 불펜은 여전히 물음표다. 유영찬과 김진성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데 아직 확실한 승리 공식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정우영과 정지헌, 베테랑 최동환이 후반기 활약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관리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갔던 김유영이 실전에 돌입했으나, 지난달 5일 부상으로 이탈한 박명근은 예상보다 복귀가 늦어질 전망이다. 애초 지난주 2군에서 실전을 소화할 계획이었는데 라이브 피칭 후 불편함을 느껴 실전이 미뤄졌다. 그나마 호재는 상무에서 전역한 좌투수 임준형. 김유영과 임준형이 부족했던 왼손 불펜에 힘을 보탤지 관심이 쏠린다.

후반기 6경기에서 18.2이닝 동안 20점을 내준 LG 불펜이다. 선발과 불펜 불균형을 해소해야 상위권 경쟁에도 희망이 생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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