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너무 귀여워요.”

‘갇혔다’는 표현이 딱 맞다. 퇴근길에 수많은 팬에게 둘러싸였다. 그야말로 ‘폭발적 인기’다. 두산 시라카와 게이쇼(23)가 주인공이다.

14일 삼성-두산전 종료 후 잠실구장 중앙출입구에서 지하철 종합운동장역으로 가는 길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선수 한 명을 둘러쌌다. 시라카와다.

사복 차림에 통역도 없고, 차도 타지 않았다. 걸어서 이동했다. 바리케이드 밖에서 기다리던 팬들과 마주쳤다. 두산 팬뿐만 아니라 삼성 팬도 많았다. 순식간에 시라카와 쪽으로 팬이 몰렸다. 이동로가 좁아 몸을 빼기도 어려웠다.

시라카와는 살짝 당황한 듯했다. SSG의 경우 퇴근길 동선이 팬과 분리되어 있다. 잠실은 아니다. 그래도 사인을 해주고, 사진도 찍었다.

일일이 다 줄 기세였다. 사람이 너무 많아 한 시간씩 걸릴 수도 있는 상황. 구단에서 상황을 인지했고, 프런트 직원이 구단 보안요원과 함께 나왔다.

시라카와를 에스코트하며 이동했다. 가는 길에도 많은 팬이 계속 따라붙었다. 그야말로 인기가 어마어마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라카와도 퇴근할 수 있었다. “고생하셨습니다”고 하자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으로 “네”라고 답했다. 그래도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KBO리그 사상 최초의 일본 독립리그 출신 선수다. SSG에서 먼저 뛰었다. 23살의 젊은 선수. 귀여운 외모다. ‘감자’라는 별명도 붙었다. 실력도 갖췄다. 시속 150㎞ 강속구를 뿌리고, 변화구도 다양하게 보유했다.

SSG 구단 유튜브 채널에는 시라카와가 등장하는 영상은 조회수가 압도적이다. 10만 단위가 나온다. 작별을 담은 영상은 26만회에 달한다.

두산 이적 후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시라카와 인터뷰 영상 조회수가 다른 영상을 압도한다. 시라카와는 “개인 SNS 팔로워도 1만명 이상 늘었다”며 놀라워했다.

잠실구장에서 만난 한 팬은 “정말 귀엽다. 웃을 때 더 그렇다. 공도 잘 던진다. 그래서 좋다”며 웃었다. 다른 팬은 시라카와를 향해 연신 일본어로 “귀엽다”고 했다.

이런 선수가 있었나 싶다. 사실 짧은 시간 뛸 선수다. 브랜든이 회복하면 떠날 전망이다. 그러나 ‘임팩트’는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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