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 기자] “이제는 의지하는 것보다는, 내가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게 다음시즌 목표다.”
현대건설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은 바쁜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2023~2024시즌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생애 첫 자유계약(FA) 권리를 얻었지만, 현대건설 잔류를 택했다. 지난달 막내린 2024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소화 후 소속팀의 전남 무안 전지훈련, 그리고 지난 14일에는 다시 대표팀에 소집돼 해외 전지훈련을 준비 중이다.
무안에서 만난 정지윤은 VNL을 돌아보며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생겼다. 전에는 벽을 대고 하는 느낌이었는데, 이걸 계기로 계속 밀고 나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긍정적인 자신감을 얻고 온 대회였다. 밖에서 봤을 땐 답답했을 수 있지만, 선수들도 안되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진 부분이 있었다. 죄책감도 많이 느꼈는데, 지금은 방향성을 잡고 나가고 있다는 걸 모든 선수가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한국은 2년간 이어오던 VNL 30연패를 끊어내고 2승을 올렸다.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선 정지윤은 팀 내 최다 득점을 책임지는 등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정지윤은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1순위로 뒀다. 공격 득점을 많이했지만, 아쉬운 건 리시브를 조금 더 잘했다면 쉽게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내가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만족하지 않고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이제 소속팀에서의 책임강을 높여야 할 때다. 정지윤은 최고액을 제시한 타 구단 러브콜을 뿌리치고 현대건설과 3년 총액 16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그는 “솔직히 고민 많이 했다. 첫 FA이기도 해서, 다른 팀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어디서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하는지가 더 중요했다. 현대건설에는 마음 맞는 동료들이 많다. 배구 할 때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해서 (잔류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정지윤은 프로 입단 3년차까지는 미들블로커였다. 해당 포지션으로 맹활약한 그는 신인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강성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1~2022시즌부터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전향해, 프로무대를 누비고 있고 있다.
정지윤은 “사실 처음 아웃사이드 히터로 전향할 때는 목적타 서브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예상한 부분이다. 그만큼 준비를 하면 됐다. 익숙하지 않은 자리다 보니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차 녹아든 느낌이다. 스스로도 그렇고, 동료들한테도 보여주고 싶다. 코트 안에서 불안해하지 않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1순위다. 이제는 의지하는 것보다는, 내가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하면서 “팀 전력에 변화가 없다. 대표팀에서 하는 스피드 배구를 여기서도 똑같이 하려고 한다. 잘 적용한다면 팀 색깔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대감이 높다. 코트 안에서 조금 더 소리 지르고, 동료들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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