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라디오계의 두 거장 이문세와 김창완이 돌아왔다.

이문세는 지난달 3일부터 MBC라디오 표준FM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평일 오전 11시 5분~ 12시)의 마이크를 잡았다. MBC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1985~1996), ‘두시의 데이트’(1997~2000), ‘오늘 아침’(2004~2011)에 이은 13년 만의 귀환이다.

복귀 배경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든든한 팬층이 있었다. 최근 진행된 한국리서치의 라디오 청취자대상 조사(2024년 2라운드)에서 이문세는 50대 청취자들이 좋아하는 가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연령 통틀어 2위다.

90년대 ‘별밤지기’로 활동하며 ‘밤의 문교부장관’이라 불릴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문세다. 당시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듣고 자란 청소년들이 기성세대가 돼 다시 그의 목소리를 듣는 셈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전문성과 친근함에 있어 범접하기 어려운 역사가 쌓였다는 전언이다.

김창완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방송 시간을 옮겼다.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2000~2024)에서 하차한 이후 러브FM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매일 오후 6~8시)로 돌아왔다. 청취자들의 빗발치는 요구가 있기에 가능했다. 23년 넘게 진행한 프로그램을 떠난 뒤 지난 4개월간 불안증세를 느낄 정도로 힘들었다는 점도 고백했다.

지난 22일 첫 방송 후 1주일간 반응이 뜨거웠다. 정한성 PD는 “첫날부터 청취자 문자 반응이 폭발적이라 놀랐다”며 “이렇게까지 호응해 주고 신청곡을 많이 보내주는 걸 보고 ‘김창완 쇼’라는 느낌도 들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OTT, 유튜브가 주목받으면서 레거시미디어의 위기론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TV보다 라디오 사장론의 강도가 더 세다. 2010년대는 팟캐스트가 라디오의 존재를 위협했다면 이제 모두가 유튜브를 보고 듣는 시대다.

정 PD는 “20년간 라디오 PD를 하면서 늘 위기라는 말을 듣고 살았다”면서도 “라디오는 서민적인 매체다. 유튜브를 보려면 데이터 이용료를 내야 하지만, 라디오는 5000원짜리 수신기만 있으면 어느 방송이든 공짜로 들을 수 있다”고 ‘라디오 예찬론’을 펼쳤다.

김창완 역시 라디오의 ‘공공성’을 강조했다. 그는 “물을 사 먹는 것처럼 매체도 비용을 지급하는게 당연한 시대가 됐다”며 “라디오는 누구든 떠먹을 수 있는 약수같은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디오의 가장 큰 매력은 청취자들에게 즉각 와닿는 친근함이다. 때문에 DJ 역시 장수 DJ가 많다. 최근 SBS 라디오 ‘파워타임’에서 하차한 방송인 최화정은 27년, 청취율 1위인 SBS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의 김태균은 약 18년간 라디오 부스를 지켰다. 가수 배철수는 34년째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DJ를 맡고 있다.

한 라디오 PD는 “라디오는 청취자들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DJ의 역량이 크게 좌지우지한다. 때문에 청취자들도 익숙한 장수DJ를 선호하곤 한다”고 분석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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