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한국 양궁은 다시 한번 증명했다.

3일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한국은 임시현(한국체대)이 금메달, 남수현(순천시청)이 은메달을 석권했다. 4위도 한국 선수인 전훈영(인천시청)의 몫이었다. 1, 2, 4위를 한국 선수가 차지했다. 아깝게 동메달은 놓쳤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임시현은 단체전과 혼성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우승하며 3관왕에 등극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최초의 3관왕으로 3년 전 도쿄에서 안산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엔 임시현이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시현의 활약과 함께 남수현의 은메달, 그리고 전훈영의 4위 등극은 한국 양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임시현의 경우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3관왕으로 확실한 에이스다. 반면 남수현, 전훈영은 올해 태극 마크를 달기 전까지 철저한 무명이었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월드컵 같은 메이저 대회는 경험하지 못했다. 당연히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임시현마저 올림픽에 나선 적은 없기 때문에 자칫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시선이 따랐다.

기우였다. 남수현과 전훈영 모두 대회 내내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남수현은 결승에서 임시현과 접전을 벌였다. 한 끗 차이 패배였다. 약간의 차이로 2관왕에 오르지 못했다. 전훈영은 단체전의 히로인이었다. 오히려 임시현보다 더 뛰어난 활약으로 한국의 올림픽 10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 획득이라는 경이로운 역사를 이끌었다.

한국 양궁은 철저한 시스템에 의해 대표 선수를 선발한다. 국가대표 선발전과 평가전을 모두 통과해야 올림픽에 나설 최종 3인에 들어갈 수 있다. 이를 통과하지 못한 안산, 강채영, 장민희 등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은 파리에 올 수 없었다. 전훈영은 “제가 뽑혔는데 어떡해요”라는 말로 대한양궁협회의 선발 시스템이 절대적 기준임을 밝혔다.

앞선 2일 혼성전 우승을 차지한 후 일본 기자가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를 물었는데 김우진은 “공정한 협회 덕분에 모든 선수가 부정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경기한다. 깨끗하다”라고 명료하게 말했다.

이 시스템을 확립한 인물이 바로 협회 정의선 회장이다. 정 회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를 표방하며 한국 양궁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그는 “대한양궁협회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원칙으로 혁신에 앞장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 양궁이 스포츠를 넘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구성원마다 정 회장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보면 그가 한국 양궁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가늠할 수 있다. 김우진은 “정의선 회장님께서 양궁에 많은 관심을 두고 지원하신다. 늘 어떻게 해야 정상을 지킬 수 있을지에 관해 고민하고 만들어가신다. 그 덕분에 한국 양궁은 지속해서 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양창훈 감독도 “협회와 정의선 회장님이 진짜 세밀하게 선수들에게 지원해주신다. 그런 것이 밑바탕에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한다”라고 정 회장의 지원이 한국 양궁을 강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번 대회에서도 양궁 경기가 열리는 레쟁발리드를 찾아 선수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며 힘을 보탰다. 회장은 주로 욕만 먹는 한국 체육계에서 정 회장은 전무후무하게 긍정적인 평가만 받는 리더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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