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국제공항=황혜정 기자] 메달색은 은(銀)이지만, 입담만큼은 금(金)메달이다.

‘올림픽 스타’이자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은메달리스트 김예지(32·임실군청)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말그대로 ‘금의환향’했다. 이날 심민 임실군수까지 출동해 김예지의 귀국길을 환영했다.

김예지는 이번 파리 올림픽이 낳은 ‘올림픽 스타’다. 비록 금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무표정으로 집중해 사격을 하는 장면이 숱한 화제를 모았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마저 김예지의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7일 귀국 후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예지는 “일론 머스크님 덕분에 사격이 많이 알려진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며 활짝 웃었다.

김예지는 “많이 부족했던 결과지만, 많은 분들이 오히려 내게 (한국에 은메달을 안겨) ‘고맙다, 축하한다’ 해주시더라. 내가 오히려 더 많이 감사드린다. 국민 여러분, 정말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스타가 됐음에도 “일론 머스크님 덕분”이라고 공을 돌린 김예지는 “한국 대표팀 사격 성적이 좋았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사격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한다. 사격은 정말 매력있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주옥같은 어록도 잊지 않고 남겼다.

김예지는 지난 2일 파리에서 열린 자신의 주종목 사격 25m 공기권총에서 ‘통한의 0점’을 쏘고 본선 탈락했다. 그럼에도 담담히 “이거 하나 잘못했다고 인생이 끝난 건 아니”라고 말해 화제를 불러왔다.

이에 대해 김예지는 “오늘 조금 우울하고 힘든 날이 있었다 해도,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뜬다”고 운을 뗀 뒤 “여러분께서 오늘 아무리 힘들었다해도, 지금 하시는 일이 인생에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그냥 그날 하루에 있었던 좋은 기억 하나를 가지고 잘 주무시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책 같은 곳에서 글귀를 읽고 명언을 제조하냐’는 질문엔 “책은 잘 못 읽는다. 책을 읽다 보면 졸립기 때문”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짓게 했다.

마지막으로 김예지는 “시간이 나면 친정에 내려가 부모님께 메달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사랑하는 딸 아이의 목에도 이 메달을 한번 걸어주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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