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광복절 대목’을 앞둔 극장가가 다채로운 소재와 장르 영화로 승부수를 걸었다.
전직 대통령을 앞세운 역사물과 다큐멘터리, 10대들의 감성을 가득 담은 코믹청춘물, 할리우드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재난과 공포 블록버스터 등 다양한 영화들이 선 보이는 만큼 관객의 선택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고 박정희 대통령을 다룬 두편의 영화가 14~15일 개봉한다. 故 이선균의 마지막 유작으로 알려진 ‘행복의 나라’와 가수 김흥국이 직접 제작에 나선 다큐멘터리 ‘그리고 목련이 필때면’이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26 사건을 배경으로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의 수행비서관 박흥주 육군대령의 재판을 재구성한 영화다. 대의나 정의보다 생존을 우선하는 평범한 변호사 정인후의 시선으로 원칙을 지킨 자와 무시하는 자를 바라본다. 이선균이 박흥주 대령을, 조정석이 정인후로 분해 연기 차력쇼를 펼친다. 현시대와 맞물리는 지점이 있어 여운이 깊게 남는다.
‘그리고 목련이 필 때면’은 일제 강점기, 6.25, 산업화 등 굵직한 한국사를 배경으로 박 전 대통령의 삶과 그를 둘러싼 사회상을 재현한다. 올 초 이승만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 ‘건국전쟁’이 117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몰이를 한만큼 다시 한 번 보수층을 집결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작을 맡은 가수 김흥국이 3억원가량을 후원했고 배우 현석, 고두심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레트로 소재의 발랄한 청춘영화 ‘빅토리’도 ‘광복절 대전’에 합류한다. 1999년 밀레니엄을 앞두고 거제의 한 여고에서 힙합과 춤에 미친 여고생이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든 뒤 성장하는 이야기다.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 이혜리, 구구단 출신 조아람과 고교생 댄스 동아리가 소재인 KBS2 ‘땐뽀걸스’에 출연한 박세완 등을 주축으로 9명 여고생의 우정과 신나는 춤사위를 스크린에 펼쳐냈다. 최근 코믹영화가 강세인 점에 비추어 흥행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묵직한 블록버스터물도 ‘광복절 대전’을 노린다.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트위스터스’는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자주 발생하는 토네이도가 소재다.
재난영화의 공식을 정확히 밟을 뿐 아니라 스펙터클한 장면이 시종일관 이어지면서도 인물의 서사와 감정을 정확히 짚어냈다. 주인공의 성장이 명확히 그려져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오락 영화의 재미와 감동이 완성도 높게 담겼다. 미국 인기 여배우 데이지 에드가 존스와 출연하는 작품마다 호평받는 글렌 파월이 출연한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우루과이 출신으로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에이리언2’ 원작자 리들리 스콧의 조언을 받아 연출한 작품이다.
2142년 암울한 미래를 피하려는 청년들이 지구를 떠나 우주기지 ‘로물루스’에 도착했으나, 에이리언의 무자비한 공격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폐쇄된 공간에서 압도적인 공포를 선사할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각오다. 1998년 ‘에이리언4’가 제작된 이후 26년 만의 속편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올여름 영화는 장르와 소재가 다채롭고 풍성하다. 청량한 청춘물부터 무서운 공포까지 준비돼 있다. 대목이라 불리는 여름 시장에 걸맞은 라인업”이라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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