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탕!’ 하고 공이 하늘 위로 쭉 솟아 올랐다. 한동안 시간이 멈춘 것처럼 모두가 허공을 쳐다봤다. 타구는 유성처럼 대형 아치를 그리며 관중들을 향해 뻗어갔다. 담장을 훌쩍 넘어 떨어져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리자, 모두가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했다.

“구단 사람 모두 전율이 일었다!” 이 홈런이 나왔을 때 KIA 심재학 단장이 한 말이다. 지난달 2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내야수 김도영(21)의 역대 최소타석(4타석) 내추럴 히트 포 더 사이클 순간은 그렇게 모두의 가슴을 뛰게했다.

잘나가는 집에 기록도 풍성하다. KBO리그 역대 최다관중 신기록 달성 선봉에 선 ‘1위 팀’ KIA가 팬 자부심을 한껏 높이는 각종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누군가에게 영원으로 기억될 이 순간들을 스포츠서울이 개막부터 하나씩 짚어봤다.

올시즌 KBO리그 최고 스타 김도영은 각종 기록을 쏟아내며 스타성을 입증하고 있다. 신호탄은 개막 한 달남짓 지난 4월25일. 김도영은 1982년 KBO리그 창설 이래 40년 동안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기록을 세웠다. 바로 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한 것. 여세를 몰아 6월23일 20홈런-20도루로 전반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이 기록을 세운 역대 5번째 선수가 됐다.

절정은 바로 15일 세운 30홈런-30도루 순간이다. 경기 전까지 29홈런-34도루이던 김도영은 만원관중 앞에서 시즌 30번째 홈런을 쏘아올리며 최연소(20세11개월13일)·최소경기(111경기) 30-30 대기록을 세웠다.

KIA엔 김도영만 있는게 아니다. 베테랑 투수 양현종(36)과 외야수 최형우(41)도 ‘기록의 사나이’ 명성을 이어갔다. 경기에 나설 때마다 KBO리그 역사를 새로 쓰는 중이다.

‘대투수’ 양현종은 지난달 10일 KBO리그 최초 400경기 선발 등판 대기록을 세웠다. 이미 지난해 종전 선발 최다승(163승·송진우)을 넘어서 KBO리그 ‘살아있는 전설’로 우뚝 선 양현종은 21일 광주 롯데전에서는 통산 2049개 삼진을 솎아내며 이 부분 새 역사를 세웠다.

불혹에도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최형우는 5월10일 아시아 최초로 통산 500개 2루타를 때려냈다. 6월12일엔 두산 이승엽 감독을 넘어 KBO리그 최다인 4078루타를 달성했다. 지난달 9일엔 국내 선수 최고령 만루홈런(40세6개월23일)까지 손에 넣었다.

불펜의 든든한 중심 전상현(28)과 마무리 정해영(23)도 기록 릴레이에 불을 지폈다. 전상현은 4월4일 통산 68번째 홀드를 따내 타이거즈 선수 사상 최다 홀드기록을 경신했다. 정해영은 4월24일 통산 100세이브를 거둬 22세8개월1일 나이로 KBO리그 최연소 100세이브 신기록을 작성했다.

팀기록도 만만치 않다.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달린 KIA는 4월25일, 2017년 우승 당시보다 1경기 빠른 27경기 만에 20승에 선착했다. 팀이 연승을 거듭하자, 팬도 응답했다. 지난달 23일엔 김도영의 히트 포더 사이클과 양현종의 완투승이 함께 나오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투타에서 ‘동반 기록 작성’을 완성했다.

리그 1위 KIA가 누구도 해낼 수 없는 기록들을 쌓아가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팬 역시 응답했다. 5월25일엔 챔피언스필드가 올시즌에만 11번 매진되며 2014년 개장 이후 최다 매진 횟수를 기록했다. 창단 두 번째 홈 100만관중에 3만8000여 명을 남겨둔(21일 현재) KIA는 전무후무한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기록 타이거즈’ 역사를 아로새길 태세다. et1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