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하이브의 자회사 어도어를 이끌어 온 민희진이 대표직에서 나게 되면서 뉴진스의 미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어도어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하이브가 지난 4월 22일 민희진 등 어도어 경영진이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정황을 확보했다며 내부 감사에 착수, 분쟁을 공론화한 지 약 넉 달 만이다.

민 전 대표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지만, 어도어 사내이사직은 유지한다.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도 계속 맡는다. 민 전 대표에게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를 계속해서 맡긴 건 뉴진스 멤버들과 팬들의 반발을 불식시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뉴진스 맘’으로 불리며 뉴진스 멤버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온 민 전 대표는 지난 6월 대표직 방어에 성공한 뒤 뉴진스의 컴백과 일본 도쿄돔 입성 등을 성공시켰다. 멤버들 역시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갈등 상황에서도 민 전 대표 측에 서서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대기업인 하이브 역시 민 전 대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뉴진스의 활동에 큰 지장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뉴진스의 음악과 콘셉트를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일선에서 지시해온 민 전 대표가 프로듀싱에서도 손을 떼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뉴진스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

관건은 민 전 대표가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다. ‘경영과 제작을 분리하면 안 된다’고 주장해 온 그가 어도어에 남아 뉴진스 프로듀싱을 이어갈지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민 전 대표는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프로듀싱과 경영은 분리돼선 안 된다. 난 경영에 소질이 있다”며 “엔터 일은 사람을 가지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업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 멤버들과 비전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이 크다. 돈이랑 바꾸라면 바꿀 수 있다”고도 밝힌 바 있다.

해임 절차에 대한 반발심으로 프로듀싱 업무만 지속하는 걸 받아들이지 않거나, 하이브에 강경한 태도로 나오게 된다면 뉴진스 멤버들의 단체 행동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민 전 대표에게는 대표직은 물러나며 프로듀싱 업무만 맡기는 건 자존심을 구기는 일일 것”이라며 “수천억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고 뉴진스를 데리고 독립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뉴진스를 위해 결과에 순응하거나 혹은 해임에 불응해 하이브와 법적 싸움을 끝까지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지난 5월 31일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 탈취 의혹’ 등을 들며 민 전 대표 해임을 추진했지만, 법원이 민 전 대표가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이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하이브는 민 대표 측근 2인을 해임하고, 하이브 측 이사 3명으로 어도어 이사회를 꾸렸다.

코너에 몰린 민 전 대표는 반발하고 있다. 민 전 대표는 28일 공식입장을 내고 “이번 해임 결정은 주주 간 계약과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결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위법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는 주주간계약 해지로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도 날리게 됐다. 민 전 대표의 풋옵션은 1000억원 달한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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