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한화 마운드가 달라졌다. 불안한 외인에 마냥 의존했던 선발진부터 기복이 심했던 불펜진까지 모두 환골탈태했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과거 실패 공식을 반복하는 것 같았는데 후반기 들어 선발과 중간이 두루 업그레이드됐다. 이른바 계산이 서는 마운드로 포스트시즌을 정조준한다.

기록만 봐도 그렇다. 전반기 한화 평균자책점은 5.08로 7위였다. 선발은 4.92로 6위. 불펜은 5.28로 8위에 자리했다. 시즌 출발선에서는 선발 야구에 대한 희망을 품고 7연승도 이뤘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외국인 원투펀치가 모두 교체됐고 류현진과 문동주도 기대보다 못한 전반기를 보냈다. 불펜은 주현상을 향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쉽게 말해 주현상 외에는 믿을 만한 중간 투수가 부족했다.

그런데 시즌 중 반등을 이뤘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4.27로 2위. 선발은 4.68, 불펜은 3.73이다. 후반기 모두가 부러워할 양질의 불펜을 갖추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선발이 호투하고 불펜이 리드를 지키는 전통적인 승리 공식을 만들었다.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 두 베테랑 지도자가 손을 잡은 결과다.

유지와 변화를 적절히 섞었다. 선발진에서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했다. 펠릭스 페냐 대신 하이메 바리아가, 리카르도 산체스 대신 라이언 와이스가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페냐와 산체스 모두 잘할 때와 못할 때의 차이가 큰 게 문제였는데 와이스가 이를 해결했다.

와이스는 8월에 치른 5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다. 5경기 중 4경기에서 6이닝 이상. 지난 28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4일 휴식 후 등판임에도 6.2이닝 무실점으로 맹활약했다. 처음 신분은 대체 외국인 선수였는데 지금은 정식으로 등록된 교체 외국인 선수다. 미국 독립리그 출신 와이스가 한국에서 한화와 함께 반전 스토리를 만든다.

류현진과 문동주 토종 원투 펀치는 유지다. 그리고 저력을 발휘한다. 문동주가 그렇다. 전반기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부진을 겪었는데 후반기 상승곡선을 그린다.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6.92.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2.77이다. 후반기 35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발 투수 중 평균자책점 4위. 국내 투수 1위다. 지난 27일 사직 롯데전에서 전광판에 시속 160㎞를 찍는 등 다시 압도적인 투구를 펼친다. 새로 장착한 포크볼도 결정구로 자리 잡고 있다.

불펜은 상전벽해다. 박상원 김서현 한승혁이 주현상과 함께 경기 후반을 책임진다. 선발진 반등 주인공이 문동주였다면 불펜진 반등 주인공은 박상원이다. 마무리 투수로 시즌 개막을 맞이했으나 고전하며 2군까지 내려갔던 그가 다시 불펜 핵심으로 돌아왔다.

후반기 21경기 26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38. 지난 25일 잠실 두산전에서 2이닝 퍼펙트 세이브를 기록했고 27일과 28일에는 이틀 연속 홀드를 올렸다. 여기에 이민우 김규연 이상규까지 페넌트레이스 결승점에 다가갈수록 불펜 뎁스가 두꺼워진다.

6년 전 가을 야구 무대에 올랐을 때도 한화는 마운드의 팀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선발과 불펜이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 불펜 뎁스는 강했지만 선발진에는 이렇다 할 에이스가 없었다. 2018년 포함 7년 중 올해 가장 안정된 마운드를 구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역시 가능하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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