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소환사의 협곡 등 우승을 향한 여정과 스토리를 담았다.”
‘소환사의 협곡’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우승’을 향해 걸어온 길을 담고 싶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챔피언 링’을 고민했다. 힘든 과정을 거듭한 끝에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수를 담은 우승반지를 완성했다. 골든듀 김재웅 선임디자이너는 LCK ‘우승반지’ 제작에 얽힌 못다한 얘기를 전했다.
LCK는 지난 2021년 서머 스플릿부터 전문업체와 협업해 우승팀 선수들에게 반지를 제작해 수여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귀금속 전문기업 골든듀와 손을 맞잡았다.
지난 4월 젠지가 LCK 최초 ‘4연패’ 위업을 달성한 순간, 우승 트로피와 함께 골든듀가 심혈을 기울인 첫 ‘우승반지’가 선수단에 전해졌다. ‘쵸비’ 정지훈이 ‘우승반지’ 4개를 모두 착용한 사진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는데, 유난히 아름다운 반지 하나가 눈에 띄었다. 바로 2024시즌 골든듀의 ‘챔피언 링’이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의 롤 파크에서 만난 김 디자이너는 자신을 “LoL 시즌1부터 해온 골수팬”이라고 소개했다. LCK 우승반지 디자인 의뢰가 왔을 때, 바쁜 일정을 다 제쳐두고 본인이 맡겠다고 생떼(?)를 부렸다는 후문.
관련해 골든듀 김지현 마케팅부문 부장은 “1월에 디자인 의뢰가 왔을 때 사실 디자인 팀은 신제품 준비 등으로 가장 바쁜 시기다. 선임디자이너다 보니 많은 디자인이 몰려 있었다”며 “다른 디자이너에게 양보해라고 권했지만 굳이 본인이 꼭 해야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믿고 맡겼다”고 귀띔했다.
김 디자이너는 “2011년부터 LoL을 해왔다. 지금도 플레이를 하면서 LCK를 즐겨본다. 우승반지는 조금 난이도가 있는 제품이다. 아무래도 내가 LoL을 좋아하고 이해도가 높으니 욕심을 냈다”며 “사실 국내에서 LCK 우승반지를 디자인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가 ‘팬심(心)’ 가득 디자인한 우승반지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을까. 소환사의 협곡에서 선수들이 혈투 끝에 우승 트로피를 쟁취하기까지 서사를 그린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반지에는 LoL 배경인 세 갈래길 협곡을 비롯해 사파이어로 녹여낸 정글, 보석으로 트로피를 형상화했다.
김 디자이너는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소환사의 협곡’이다. 반지의 기본 틀은 기암괴석에 둘러싸인 협곡, 정글은 사파이어로 표현했다”며 “최상단에 우승 트로피를 새겨 넣음으로써 우승을 향한 여정을 새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의 영광, 현재와 미래의 서사까지 담아 클래식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반지로 디자인했다. 기존 우승반지와 차별점”이라고 부연했다.
여기에 ‘35년’ 역사의 골든듀 노하우와 기술력이 총동원됐다. 김 디자이너는 “반지 소재는 명품시계에 들어가는 ‘하이 세라믹’을 활용했다. 여기에 일반적인 귀금속 반지가 3개 파츠로 제작하는 반면 LCK 우승반지는 8개 파츠다. 처음 공방에 얘기했을 때 난색을 표했을 정도”라며 “각 파츠별로 녹는 점이 다르기 때문에 결합에도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것이 골든듀만의 기술력”이라고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우승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다. 그래도 궁금증은 확실히 풀고 가자. 우승반지 가격은 얼마일까. 골든듀 측은 “별도로 판매계획은 없지만 굳이 가격을 따지자면 1200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LCK와 협업한 골든듀의 목표도 명확하다. ‘브랜드 확장’이다.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e스포츠와 협업이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LCK가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의미다. 팬들은 오는 9월 6일부터 8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LCK 서머 결승시리즈 ‘팬 페스타’에서 실물 ‘우승반지’를 만날 수 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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