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역시 2관왕은 쉽지 않았다. 본선 신기록의 기운이 결선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조정두(37·BDH파라스)가 2024 파리 패럴림픽 마지막 경기에서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조정두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혼성 50m 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181점을 쏴 4위에 머물렀다. 함께 출전한 박세균(53·좋은사람들)은 124.7점으로 7위에 그쳤다.

50m 권총 결선은 5발씩 2시리즈를 쏘고, 시리즈 당 250초가 주어진다. 이후 1발씩 단발로 50초 내 총 14발 사격한다. 8발 사격 후에는 최저점 선수가 한 명씩 탈락하는 방식이다.

조정두는 이날 오전 열린 본선에서 총 553점으로 패럴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전체 29명 중 1위로 결선에 올랐다. 종전 기록은 2008 베이징대회 박세균이 만든 552점이다.

본선에서는 총 60발을 쏜 점수를 합산해 상위 8명만 결선에 오른다. 박세균은 5위로 본선을 통과했다.

한국 선수들 모두 본선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으나, 결선에서는 경기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시리즈까지 조정두는 90.1점으로 6위, 박세균은 85.1점으로 7위에 자리했다.

샤오(중국)가 최하위로 먼저 경기를 마쳤고, 박세균이 124.7점으로 7위에 머물며 아쉽게 탈락했다.

6위 조정두 역시 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5위 페히리반라 아이세굴(튀르키예)을 6위로 밀어내더니, 자반마르디 사르흐(이란)까지 제치고 4위까지 치고 나섰다.

이제 3위 프란체스카티 다비드(이탈리아)를 제치면 메달권에 들 수 있는 상황. 단 1.6점 차라 역전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러나 7시리즈 종료 후 다비드에 3.2점 차로 밀려 아쉽게 4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조정두는 “본선 때 잘 쏴서 기대했는데, 결선에서는 뭔가 좀 안 맞더라”면서 “스스로 문제점을 찾지 못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막판 뒷심이 돋보였으나 “아직 내가 갈 길이 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선을 마친 뒤 약 한 시간 만에 결선을 치르느라 체력적인 부담도 컸을 터. 조정두는 “컨디션은 괜찮았다. 다른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문제를 바로 잡고 다시 타격에 집중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패인을 짚었다.

이로써 조정두의 파리 대회는 막을 내렸다. 자신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아쉽게 메달을 놓쳤으나, 이미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달 30일 사격 P1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종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조정두는 “너무 재미있었다. 잘했든 못했든 그냥 패럴림픽에 나와서 정상급 선수들과 경기를 한 게 너무 행복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응원을 많이 받았는데, 그만큼 더 입상하지 못해서 죄송하다. 다음에는 더 많은 메달을 따오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아내가 9월 12일 출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 그는 “가족들에게 너무 고맙다. 곧 태어날 아기가 응원했을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아기한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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