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월드컵 준비는 장기전이다.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이 시작됐다. 다음 해 6월까지는 본선 진출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상황에 놓인다. 가장 중요한 미션은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는 것이다.

예선에서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부분적인 세대교체와 엔트리 확장이다.

현재 대표팀에는 3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 일부 포진하고 있다. 센터백 김영권(34)을 비롯해 스트라이커 주민규(34),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35), 박용우(31), 사이드백 이명재(31) 등이 대표적이다. 손흥민, 이재성(이상 32) 등도 있다.

변수는 여기서 발생한다. 월드컵 본선은 2년 후 열린다. 30대 선수의 기량이 이 시점에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다. 실력을 유지하는 선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자원이 나올 수도 있다. 골키퍼 조현우(33)의 경우 특수 포지션이라 급격하게 기량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필드플레이어는 1~2년 사이 눈에 띄게 달라지기도 한다.

실제 사례가 있다.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베테랑 사이드백 이용(수원FC)이다. 1986년생 이용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사실상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정작 본선에는 가지 못했다. 2022시즌 소속팀에서의 활약도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이용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했지만,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결정도 이해할 만했다.

북중미로 가는 과정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2026시즌 경기력에 따라 3차 예선에서 주전으로 뛰었던 베테랑이 본선에 가지 못하거나 주전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들이 기량을 유지, 발전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게 부분적인 세대교체와 대표 선수 다양화다. 젊고 어린 선수들을 소집마다 과감하게 선발해 테스트하고 성장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한 번에 대폭 물갈이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여러 포지션에 걸쳐 엔트리의 폭을 넓히는 작업은 꼭 필요하다.

마침 본선으로 가는 길은 넓어졌다. 3차 예선 B조에 속한 한국은 6팀 중 2위 안에만 들어도 예선을 통과하게 된다. B조에서 한국 다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높은 팀인 이라크로 55위다. 23위 한국과 비교하면 나머지 팀들의 전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엄청난 이변이 없는 한 한국은 북중미로 갈 것으로 보인다.

전보다 실험, 점검이 수월해졌다는 의미다. 결과에 매몰되지 않아도 되는 만큼 본선을 미리 준비하면 대표팀의 경쟁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첫 소집에서 양민혁, 엄지성, 정호연, 황문기, 이한범, 최우진 등 젊거나 어린 선수들을 대거 선발했다. 일각에서는 홍명보호 1기 엔트리를 비판하기도 하지만, 과감한 선발과 실험을 시도한다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