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LCK 서머 젠지와 한화생명 대망의 결승전
T1과 ‘페이커’ 그리고 T1 팬 없는 결승 ‘낯설음’
[스포츠서울 | 경주=김민규 기자] 낯설다. 매년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파이널 현장을 왔지만 올해 어딘가 어색하다. ‘미시감(익숙한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현상)’마저 드는 묘한 분위기다. 현장을 천천히 돌아보다 문득 ‘T1과 페이커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24 LCK 서머 결승전이 열리는 8일 경주시 황성공원의 경주 실내체육관 앞은 응원과 ‘팬 페스타’를 즐기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최 측 추산(오후 2시 기준) 1만명 이상 방문했다는 후문.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대망의 결승전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LCK 4연패’를 기록 중인 젠지와 도전자 한화생명e스포츠가 맞붙는다. 젠지는 LCK 역사상 최초 ‘5연속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이에 맞선 한화생명은 2016년 이후 8년 만에 ‘우승’ 도전이다. 당시 한화생명 전신인 락스 타이거즈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른 시간부터 경기장 곳곳에는 젠지, 한화생명 팬들로 가득했다. 삼삼오오 모인 팬은 각자 준비한 응원 도구를 둘러메고, 치어풀을 만드는 등 사전 작업에 열중했다. 특히 한화생명 팬은 8년 만에 이룬 LCK 서머 결승 진출에 한껏 들뜬 모습이다.
안내데스크 부스를 보다 갑자기 낯선 기분을 느꼈다. 구름 관중을 이뤘던 유니폼 위 ‘붉은 색’이 보이지 않았다. T1 팬이 없다는 얘기다. 검은 쟈켓, 티셔츠에 눈에 잘 띄는 붉은 색으로 적힌 T1 마크 위 ‘별4개(롤드컵 우승 횟수)’도 모습을 감췄다.
대신 그 자리에는 검은색과 하얀색, 금색으로 놓인 젠지 유니폼과 ‘오렌지 전차’의 한화생명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눈에 띈다. 붉은 색은 온데 간데 없고 오렌지 색이 있다.
그렇다. T1은 전날 결승을 향한 마지막 관문에서 한화생명에 1-3으로 졌다. ‘도장깨기’도 미완성에 그쳤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T1은 ‘2024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대표 선발전으로 향했다. T1은 2021년 한화생명과 대표 선발 최종전(3-2, T1 승)을 치른 이후 3년 만의 선발전이다. T1은 오는 12일 3번 시드를 놓고 디플러스 기아와 맞대결을 펼친다.
T1이 탈락하면서 팬들도 하나둘 경주를 떠났다. LCK 관계자는 “T1 쪽 취소표가 많이 나왔는데 젠지와 한화생명 팬들이 거의 다 구매했다. 사실상 취소표가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3년 연속 결승전에서 T1 유니폼을 입은 수많은 팬을 봤던 탓일까. 유난히 붉게 새겨진 ‘T1’ 유니폼이 보이지 않는 데 낯설음이 크게 다가왔다.
어색함을 뒤로 하고 곧 ‘서머 주인공’이 가려진다. 젠지가 ‘LCK 5연패’란 새 역사를 쓸지 아니면 한화생명이 젠지를 꺾고 8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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