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너무 기대는 하지 않으려 합니다.”

소문이 진짜였다. 드래프트 당일 오전 예상치 못한 특급 파이어볼러가 전체 10순위까지 남을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10순위 지명권을 행사하는 LG 스카우트팀 귀에도 이러한 정보가 들어왔다.

실제로 LG는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서울고 우투수 김영우(19)를 지명했다. 지난해 통합 우승으로 가장 후순위 지명권을 행사하게 됐는데 10순위 선수 중 역대 최고 재능을 데려온 LG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5순위 후보로 꼽혔던 김영우다. 6순위 두산, 혹은 7순위 키움 또한 김영우를 후보군에 올려놓았다는 얘기가 돌았다. 김영우 지명이 불가능할 것으로 본 LG인데 드래프트 당일 반전이 일어났다.

드래프트에 앞서 LG 구단 관계자는 김영우 지명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너무 기대는 하지 않으려 한다”면서도 “만일 김영우를 지명하면 우리는 최고 156㎞를 던진 투수를 10순위에서 데려온다. 그만큼 올해 드래프트 자원이 좋은데 우리 또한 좋은 투수를 데려오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속만큼 구위가 좋다. 스태미너에서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체력은 프로에 와서 충분히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전의 시간이 왔고 기대는 현실이 됐다. LG 차명석 단장은 김영우를 호명했다. 차 단장은 “저희는 서울고 투수 김영우를 지명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차 단장은 “생각해보니 나와 김영우 선수는 닮은 점이 많다. 우리 둘 다 투수고 파이어볼러”라며 “6월에 김영우 선수가 156㎞를 던진 날 나도 혈압이 156이 나왔다. 선수와 단장이 공통점이 많다는 것은 프로야구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봐서 김영우 선수를 뽑았다”고 특유의 재치와 입담을 자랑했다.

김영우는 단상에 올라 “LG 트윈스라는 명문 강팀에 지명돼 영광이다. 서울고도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는데 LG도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는다. 기분이 좋다. 야구만 할 수 있게 지원해주신 부모님. 항상 응원해주고 도와준 동생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좋은 팀에 1라운드로 뽑힐 수 있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LG 스카우트 팀은 김영우를 두고 “투구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간결한 팔 스윙으로 빠른 공과 낙폭이 큰 커브가 강점인 선수이다. 투구시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 직구 각이 좋고, 공의 움직임이 좋다”며 “올해 6월 6일 열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여 최고구속 156㎞를 기록했다”고 2017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고우석 이후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 지명하게 됐음을 전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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