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주상 기자] 영화 ‘물망초’는 1959년에 이탈리아와 독일이 합작한 영화다.

주인공은 당시 절정의 인기를 누린 테너 페루치오 탈리아비니로 영화 속에서 연기는 물론 절창도 들려주고 있다. 한 아이를 둔 홀아비 테너인 탈리아비니는 아들의 가정교사인 엘리자베스를 사랑하게 되지만, 쑥스러움 때문에 고백을 하지 못한다.

반면 매력 넘치는 엘리자베스는 많은 남성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엘리자베스는 잘생기고 멋진 루디에게 마음을 두지만, 정작 루디는 플레이보이다. 탈리아비니의 아들인 디노는 아빠의 모습에 안타까워 하며 엘리자베스에게 아빠의 사랑을 귀뜸한다. 엘리자베스도 탈리아비니의 속 깊은 사랑을 알고 있던 터라 고민에 빠진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탈리아비니의 공연 장면이다. 객석에서 엘리자베스를 발견한 탈리아비니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물망초’를 부른다. 격한 나머지 눈물까지 흐르지만, 엘리자베스는 객석을 떠난다.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공연은 성황리에 끝나지만, 탈리아비니의 마음은 아프기만 하다. 탈리아비니는 물망초의 꽃말인 ‘나를 잊지 마세요(a forget me not)’라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지만, 엘리자베스는 떠났다.

숙소에 돌아온 탈리아비니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 아들을 꼭 껴안는다. 그러자 아들은 방 안으로 들어온 엘리자베스를 보며 ‘엄마’라고 소리친다. 탈리아비니는 자신을 선택한 엘리자베스를 꼭 껴안은 채 행복의 눈물을 흘린다. 진정한 사랑이 그녀의 마음을 감동시킨 것이다.

물망초는 나폴리 민요의 대부격인 에르네스토 데 쿠르티스가 작곡한 곡이다. 쿠르티스는 유명한 나폴리 가곡인 ‘돌아오라 소렌토로’ 등을 작곡했다. 이전까지 가곡 ‘물망초’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영화를 통해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곡이 되었다.

게시한 노래는 영화 속에서 탈리아비니가 직접 부르는 장면이다. 그림은 헬렌 시어의 ‘물망초’이다. 이해인 수녀의 시인 ‘물망초’도 떠오르게 하는 곡이다.

물망초 : 이해인

오직 나를 위해서만 살아달라고,

나를 잊어선 안 된다고

차마 소리 내어 부탁하질 못하겠어요.

죽는 날까지 당신을 잊지 않겠다고

내가 먼저 약속하는 일이 더 행복해요.

당신을 기억하는 생의 모든 순간이

모두가 다 꽃으로 필 거예요.

물이 되어 흐를 거예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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