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김승규(34·알 샤밥)와 조현우(33·울산HD)의 국가대표 주전 수문장 경쟁이 다시 타오를 것인가.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딛고 최근 실전에 복귀한 김승규가 특유의 선방 능력을 뽐내고 있다. 10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3~4차전(요르단·이라크전)에 나설 국가대표팀 ‘홍명보호’에 이름을 올릴지에 시선이 쏠린다.

김승규는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기간에 바레인과 조별리그 2차전 이후 자체 경기에서 십자인대를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재활에 나선 그는 지난 7월 공을 품고 훈련하면서 실전 복귀를 준비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개막에 맞춰 몸을 끌어올린 그는 개막전을 포함해 3경기 연속 선발로 뛰며 정상 궤도에 근접했음을 알렸다. 특히 지난 16일 알 쿠바르와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상대 빅리그 출신 골잡이 피에르-에릭 오바메양(가봉)의 결정적인 슛을 연달아 저지하며 팀의 1-0 무실점 승리에 ‘히어로’가 됐다.

김승규가 자리를 비운 사이 대표팀 골문은 조현우가 지키고 있다. 그는 아시안컵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을 시작으로 지난 10일 오만과 월드컵 3차 예선 2차전까지 최근 A매치 11경기 연속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울산 지휘봉을 잡다가 A대표팀으로 옮긴 홍명보 감독 역시 조현우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그로서는 더욱더 동기부여를 품을만하다. K리그1에서도 여전히 최고 기량을 뽐낸다.

그러나 김승규의 화려한 복귀는 다시 주전 골키퍼 자리를 두고 코치진에 기분 좋은 고민을 안길 수 있다. 조현우와 견줄 만한 선방 능력은 물론 현대 축구에서 골키퍼에게 필요로 하는 발기술을 지녔다. 또 지난 6월 모델 김진경과 결혼 이후 가장으로 책임감도 품고 있다.

둘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기점으로 뜨거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이 한국 사령탑을 지낸 러시아 대회 땐 조현우가 주전으로 낙점받으며 역사적인 독일전 승리(2-0 승)에 이바지했다. 반면 파울루 벤투 아랍에미리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김승규가 주전 골키퍼 장갑을 끼고 12년 만에 원정 대회 16강 진출에 앞장섰다. 홍명보호가 겨냥하는 북중미 대회에서는 누가 골문 앞에 서 있을까.

변수는 어느덧 서른 중반에 다다른 둘의 컨디션 곡선이다. 북중미 대회는 둘의 마지막 선의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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