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권 감독 경질 압박 의혹

엔씨 측 “홍원준 CFO 개인 의견” 일축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강인권 감독 경질 압박은 없었다.”

NC가 시즌 중 강인권 감독을 경질했다. 불과 8경기를 남긴 시점이다. 지난시즌 충분히 성과도 냈다. 강 감독 리더십은 검증됐기에 납득할 만한 근거가 부족했다. 모기업 엔씨소프트(엔씨)가 한 달 전부터 감독 해임 ‘압력’을 넣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를 두고 NC 측은 “그런 일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단순 엔씨 고위 경영진의 실언(?)이었을까.

스포츠서울은 21일 ‘[단독] “NC 강인권 감독, 나가라는데 왜 안 나가!” 엔씨소프트 8월부터 ‘경질’ 압박했다’는 기사를 통해 모기업 엔씨의 강 감독 경질 압박이 한 달 전부터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독일 쾰른 ‘게임스컴 2024’에서 만난 엔씨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강인권 감독은 나가라는데 왜 안 나가는 겁니까?”라며 던진 신경질적인 물음에 대한 의문이었다.

관련해 이날 NC 임선남 단장은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모기업의 압박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난달에 감독 경질에 대해 본사와 대화를 나눈 자체가 없다. 홍 CFO가 어떤 의도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나도 궁금하고 알 수가 없는 내용”이라며 “(강 감독 경질에 대해)고민을 오랫동안 한 것은 맞지만 본사랑 함께 고민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강 감독 경질 결정에 모기업의 입김은 없었다고 분명히 하면서 엔씨 측이 밝힌 다이노스의 독립성 강화와 유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단순 홍 CFO의 실언으로 판단하기에는 타이밍이 너무나도 절묘하다. 엔씨의 ‘나가라’는 압박이 있었고, 한 달 간 고민 끝에 구단이 결단을 내렸다는 퍼즐이 딱딱 들어맞는다.

이에 대해 엔씨 관계자는 “(기자가) 직접 들은 내용이 있으니 조금이라도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본사 차원에서 그런 일은 없다. 개인적인 의견이라 생각한다”고 강하게 설명했다. 이어 “CFO가 나가라고 해서 감독이 나가는 의사결정 구조가 아니다. 그런 권한도 없다. 개인의 생각을 말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CFO란 위치는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기업 자금을 총괄해 담당하는 임원이다. 더군다나 시총 4조원, 한때 20조원에 달했던 엔씨 CFO라면 쉽게 말을 내뱉어서는 안 된다. 경질 압박 의혹이 지워지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임 단장은 “이번 해임 건은 사실 주축 선수 부상과 다른 이유도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긴 시간 고민을 해왔다”며 “지난해 강 감독님이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어준 부분도 있고 그동안 보여준 리더십도 공감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안 좋은 순간들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거듭 밝혔다.

초대 사령탑이던 김경문(현 한화)감독, 이동욱 감독 등 시즌 도중 불명예 퇴진을 하는 전례가 있는 것도 사실. 어느새 NC가 감독들의 무덤이 되는 분위기다. 또 다시 이 같은 희생양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2025시즌 NC를 이끌 새 사령탑에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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