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내림세가 이어지며 한달새 무려 12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최근 하락폭이 과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연일 급락하며 투자심리까지 싸늘하게 식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도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며 봄이 아닌 겨울을 얘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총은 8월21일 기준 467조4339억원이었는데, 한달이 지난 9월20일 376조963억원으로 떨어졌다. 주가가 20.15%가 급락하며 한달새 시총 감소액은 91조3천376억원이다.
SK하이닉스도 유사한 흐름이다. 같은 기간 140조2132억원에서 114조3691억원으로 25조8441억원이 줄었다. 주가는 21.33% 폭락했다.
양 사의 시총 감소 규모를 더하면 117조1817억원에 달한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자 투자심리까지 얼어붙고 있다.
그 여파로 삼성전자의 코스피내 시가총액 비중은 21.14%에서 17.78%로 축소됐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22일(17.67%) 이후 약 2년 만에 최저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코스피내 비중도 한 달 만에 6.34%에서 5.41%로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18일 기준 7.57%까지 비중을 끌어올린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두 기업의 주가 낙폭에 과하다고 보면서도 시장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윤곽을 보일 11월 이후에나 주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양 사의 상당한 주가 하락엔 외국인 매도세도 큰 몫을 차지한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54.66%로 지난 3월 20일(54.6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도 53.25%로 지난 2월 7일(53.09%) 이후 최하점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비관적 전망도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모건스탠리는 “겨울이 닥친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으며 투자심리 악화를 이끌고 있다.
이 보고서는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SK하이닉스는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반토막 냈다. 이는 사실상 매도 의견이다. 더불어 모건스탠리는 한국 테크업 투자의견도 중립에서 주의로 격하했다.
이에 반도체 업계에서 반박 의견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7월 고점 이후 크게 조정받은 상태라는 것. 이는 곧 반등의 시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시장에 진입하며 공급과잉을 우려하지만, 엔비디아가 내년에 생산하는 SK하이닉스의 HBM물량까지 입도선매한 상황이다. 이 또한 공급과잉은 지나친 우려라는 분석이다. kenny@sportssoe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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