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순수하고 착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던 배우들이 최근 악역으로 변신했다. 도전은 성공적이다.
그 주인공은 배우 정해인, 여진구, 구교환이다. 세 배우는 각기 다른 작품에서 어두운 내면과 함께 섹시하면서도 잔인함이 결합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다. 덕분에 작품은 신선해졌고, 몰입은 높아졌다.
◇“안광이 돌았다”…정해인이 담은 소시오패스
정해인의 이미지는 착하고 순수한 청년이었다. 특히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와 MBC ‘봄밤’(2019)의 공이 컸다. 그런 정해인이 ‘베테랑2’에서 치명적인 악역으로 변신했다.
정해인이 맡은 역할은 신입 형사 박선우다. 소시오패스 기질이 엿보인다. 상대방의 감정을 알면서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모든 상황을 자신의 이익대로 조정하려 한다. 어디서도 보기 쉽지 않은 복잡한 얼굴이다.
특히 남산 계단에서의 액션이 돋보였다. 박선우는 모든 계획이 자기 뜻대로 진행되지 않자 불쾌감을 내비치면서도 어딘가 싸움을 즐기는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했다. 워낙 완벽한 연기 덕에 관객을은 “안광이 돌았다”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정해인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조금의 시선 처리, 눈을 몇 번 깜빡이는지도 잘못하다간 의미가 달라질 수 있어서 가까이서 거울 들여다보고 연습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진구, 여객기를 훔친 20대
MBC ‘해를 품은 달’과 tvN ‘호텔 델루나’에 출연한 여진구 역시 항상 순수하고 따뜻한 캐릭터를 대변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영화 ‘하이재킹’에서 날카롭고 이중적인 악역으로 변신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여진구는 영화 ‘하이재킹’에서 그의 첫 악역인 용대를 맡아 냉혹하고 잔인한 하이재커로 변신했다.
용대는 어린 시절의 상처와 억울함을 안고 자라나 세상을 향한 복수심을 품고 여객기를 납치하는 인물이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극한의 분노가 긴장감을 높였다. 여진구는 분노가 가득한 눈빛과 표정으로 일관했다. 덕분에 마지막까지 숨죽이게 되는 서스펜스가 일었다.
여진구는 “공간이 좁은 곳에서 액션을 하다 보니까 역할이 워낙에 감정이 올라왔다”라고 밝혔다.
◇구교환, 미스터리한 악역의 완성
넷플릭스 ‘D.P.’에선 유독 능청스러웠다. 입이 무거운 역할을 맡을 때조차 능글맞았다. 그런 구교환이 영화 ‘탈주’에선 악역에 변신했다.
구교환은 영화 ‘탈주’에서 북한 보위부 장교 현상을 연기했다. 남한으로 귀순하려는 규남(이제훈 분)을 추격하는 인물이다. 현상은 추격자이면서 내면의 갈등을 안고 있는 복잡한 인물이다. 추격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왜 이 일을 계속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진다.
영화 후반부 현상이 욕망과 마주할 때 드러나는 표정과 몸짓은 매우 관능적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격한 감정을 쏟아내면서도, 군인으로서의 실력도 출중한 지점에서 관능미가 드러난다. 구교환은 표정과 몸짓으로 세밀하게 전달했다.
구교환은 “악역이든 선한 역이든 리현상이 궁금했다. 리현상은 왜 이토록 규남의 탈출을 막으려고 하는지 궁금했다. 반은 차갑게, 반은 뜨겁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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